감사원이 해묵은 대한생명 매각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감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혀 금융권에‘정치 감사’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2002년 10월 예보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생명 지분 51%가 한화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금융위원회(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대한생명까지 매각과 관련된 기관과 기업을 모두 감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지난 8년간 대한생명 매각 의혹을 제기해 온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 등이 발의한 감사청구권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감사가 매각 후 8년이 지난 지금, 이제 와서 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시장과 경제를 감안하지 않은‘정치적 감사’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제 와서 감사를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이다. 한화가 대한생명 인수 자격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는 얘기다. 매각 가격이 적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 가격 협상을 다시 할 수 있는 상황도 안 된다. 물론 의혹이 있으면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득실(得失)을 따져볼 때 득이 없는 감사를 한다는 것은 국가 예산과 시간 낭비이다.
더구나 이미 대한생명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자리 잡아 정상화를 되찾아 옛 영업력을 회복, 한국의 굴지 금융사로 발돋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번 감사가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대한생명은 상장사다. 감사원 감사로 인한 수많은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감사원 감사 소식이 알려진 12일 오전 대한생명 주가는 전일보다 1%P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는 대한생명 경영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시장과 경제를 생각하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까지 통과된 마당에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감사원이나 정치권이 고려해야 할 대목은 감사 시간을 최소화하고 영업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마당에 기업 경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 감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