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볼은 때려봐야 안다

입력 2010-10-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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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

▲사진=연합뉴스

“싱글 핸디캐퍼가 되는 법을 아세요?”

싱글핸디캐퍼는 핸디캡이 한자리 숫자를 의미한다. 파72를 기준으로 81타 이하면 싱글로 불린다. 다만, 관행상 국내 골퍼들은 70타대를 쳐야 싱글트로피를 받을 수 있다.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개막한 신한동해오픈에 출전 중인 최경주는 “싱글이 되는 법은 쉽습니다. 보기를 8개 하고 파를 10개 하면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바로 게임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말을 꺼내기 위해서였다. 올해 5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최경주는 우승 2회, 2,3위를 각 1회 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위에 그쳤다.

이유가 있었다. 지독한 안개로 플레이가 4시간이나 지연됐다. 사실 최경주 등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시차 때문에 거의 연습 볼도 못 치고 드라이버 몇 번 휘두른 뒤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선다. 그런데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다가 지쳐 버린 것. 리듬도 놓쳤고 감각도 무뎌졌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안개 덕(?)에 2시간30분이나 지연됐다.

이때 최경주는 ‘마음을 비우자. 리듬을 찾자. 300야드 이상 날리는 앙헬 카브레라가 장타를 때려도 나 자신의 플레이만 하자’고 마음을 다졌다. 첫날 결과는 버디6개, 보기1개로 5언더파 67타. 만족스런 결과였다.

“스코어가 한꺼번에 망가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최경주는 ‘욕심 탓’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18홀을 도는 동안 보기는 최소 3개는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버디도 5개 정도는 한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블보기나 보기를 잘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골프는 언제든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스코어를 사실상 자신이 원하는 만큼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3번홀에서 보기를 했다면 그대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부정하고 아쉬워하면 ‘뚜껑’이 열리고 4번홀에서 더 나쁜 스코어가 기다린다는 얘기다. 90타를 치는 골퍼는 홀마다 보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플레이 하면 된다는 것. 특히 그린에서 홀과 2m에 붙였다고 다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주문한다. 그래야만 골프가 편해지고 스코어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신한동해오픈에서 보여준 최경주의 샷도 이전보다 편해졌다. 퍼팅도 달라졌다. 스스로도 보다 성숙한 샷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시즌 슬럼프에 빠졌다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부터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스윙과 구질이 변했다. 백스윙때 다르고 임팩트이후 흔들리던 스윙이 이제는 일정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구질도 페이드에서 드로나 스트레이트성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스윙을 완성하는데 5년이나 걸렸다. 그동안 비록 우승은 했지만 스윙에 일관성이 없었다고 고백한 최경주. 그 자신도 성숙해진 샷에 놀라고 있다.

10년 이상 쓰던 퍼터도 바꿨다. 오디세이 퍼터에서 핑 오프셋 퍼터로 교체했다. 이유는 슬라이스 라인에서 밀리는 느낌 탓. 먼저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퍼팅명수들의 퍼터를 조사했다. 70% 이상이 오프셋을 사용 중이었다. 오프셋 퍼터는 슬라이스를 방지해주고 직진성능을 유지시켜주는 특징이 있다.

이것이 맞아 떨어진 걸까. 최경주는 “핑 퍼터로 바꾸면서 슬라이스 라인에서 밀리는 퍼팅이 없어졌다.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핑 퍼터에 그립이 굵은 사각 슈퍼그립을 사용 중이다.

이렇게 많은 변화를 맞고 있는 최경주도 “볼을 때려봐야 잘, 잘못을 안다. 그래서 어렵다. 이것이 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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