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1번가-G마켓 '도 넘은 비방전 눈살'

입력 2010-07-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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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쌍두마차’ 송대관과 태진아는 공식석상에서 서로 서슴치 않게 흉을 보는 ‘네거티브 마케팅’ 을 종종 구사한다. 이들의 모습은 때론 눈총을 받지만 홍보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서로 득이되는 생산적인 라이벌 관계다.

네거티브 마케팅이란 제품의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과장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상품의 구매를 꺼리게 하는 마케팅 기법. 하지만 최근 유통가에서는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업계간 비방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9일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공정위 조사중인 7월 초에 이베이G마켓이 또다시 판매자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G마켓이 판매자에게 경쟁 오픈마켓인 11번가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한 사실이 밝혀져 공정위로부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과징금 2억5000만원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지 정확히 하루가 지난 후였다.

이에 대해 G마켓은 '11번가의 주장은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은 것으로, 그런 일이 있다면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지 언론에 선 유포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사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베이옥션도 '경쟁업체 11번가가 사실이 아닌 내용(?)들을 기자들에게 흘리고 있다'며 11번가를 비방하고 나섰다.

하지만 11번가도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모양이다. 11번가는 G마켓의 횡포로 최소 10여개의 파워셀러(판매자)를 잃게 됐고 그만큼 시장확대의 기회도 봉쇄됐다.

11번가는 이번 공정위 판결까지 최소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린 만큼 이번에는 1위 기업의 횡포를 아예 뿌리뽑겠다고 작정한 모양이다.

11번가측은 “연초에 글로벌 이베이 본사로 직접 한국사업의 공정거래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도 못했다”며 “이는 글로벌기업 이베이가 한국에서 공정경쟁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G마켓과 옥션의 모회사인 글로벌 기업 이베이까지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 같은 감정대립과 비방전은 종국에 가서는 '제 살 깎아먹기' 마케팅일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자칫 잘못하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매하는 온라인상의 자유시장이다. 주요 수익원은 판매자들에게 부과하는 거래 수수료다.

오픈마켓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판매자들이 참여해야 하지만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오픈마켓은 현재 서로 비방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면 능력이 있는 판매자들은 물론 소비자들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

결론은 하나다. G마켓은 11번가의 행위는 정상기업 행동이 아니라고 비방하기전에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반성이 먼저다. 이번 공정위 조사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다.

또한 11번가는 이베이가 공정경쟁을 포기했다는 등의 비방에 앞서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안, 혹은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을 갖고 언론플레이를 하기보다는 후발주자로써 정당한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다.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시장 강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오픈마켓에는 심각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상호비방전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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