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스마트폰 등 핵심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잇따라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남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시장과 직장 내부의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2분기 휴대전화사업 적자가 예상되고 경질설까지 한 때 나도는 등 위기가 눈앞까지 오고 난 후 뒷수습을 하는 모습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자신의 경영전략적 판단이 실패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 하지만 그는 이어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부터는 반격을 시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의 이같은 자신감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가 자리를 잡으면 운영체제나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보다는 소비자의 관심이 하드웨어인 제품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남 부회장의 내부 단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일에도 그는 LG전자 그룹장 30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지금의 어려움은 긍정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임직원들 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남 부회장의 최근 행보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식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미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사이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경쟁사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3위인 팬택마저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LG전자에 한 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를 통해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으며, 팬택은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에 이어 '이자르'와 '베가'까지 연이어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스마트폰 사업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경영진의 실수가 내부 직원들의 업무를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LG전자는 뒤늦게 스마트폰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부서 개편 등을 단행했지만 실상은 그 동안 피쳐폰 연구개발 담당자들을 스마트폰사업 부서로 발령낸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품의 성능을 좌우할 연구개발 인력들이 업무에 적응하기 어렵게 되고, 선도업체들을 따라잡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추가 인력 충원없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전보인사만 있다 보니, 기존의 피쳐폰 개발인력이 모자라게 돼 피쳐폰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이렇게 급성장하게 될 줄을 경영진이 판단하지 못한 것 같다"며 "뒤늦게 시장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말로만 글로벌 기업이지 언제까지 선도기업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 전략을 쓸 것인지 답답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반기에 4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회사의 계획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제품의 사양을 조금씩만 변경한다면 4종 아니라 40종 이상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몇 종류의 신제품은 기존 제품과 확연하게 차별화 된 제품일 텐데, 5개월 여 남은 시간동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과 회사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 부회장의 자신있는 발언이 위기감을 진정시키기 위한 임시 방편에 그칠지 제대로 된 반격의 신호탄일 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