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면서 판교신도시 인근 간선시설 설치에 재투자해야 할 액수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알파돔시티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사업이 시작 단계인 만큼 성남시가 연말까지 LH에 줘야 할 돈은 신도시 자체 사업의 정산에 따른 350억원이고, 나머지는 내년 이후 알파돔시티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갚으면 되며 사업이 좌초할 경우 350억원을 포함한 1800억원이 성남시 몫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성남시는 국토부가 이달 말까지 정산을 완료하라고 통보했으며 알파돔시티 사업을 포함해 부담할 금액을 산정해 보니 1790억원이라고 맞서고 있다.
알파돔시티 사업은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 14만2150㎡ 부지에 주거, 상업, 업무시설이 혼합된 복합단지를 짓는 것으로, 총 사업비가 약 5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LH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하나로 대한지방행정공제회를 비롯한 16개 민간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의 지분율은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25%로 가장 많고, LH(19.0%), 롯데건설(11.5%), 풍성주택(5.0%), 산업은행(4.0%) 등이 출자사로 참여하고 있다.
알파돔시티는 내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판교역에 들어서며 주상복합아파트(23만1000㎡), 상업시설(52만8000㎡), 업무시설(46만2000㎡), 호텔(6만6000㎡) 등으로 구성돼 있다.
판교신도시의 유명세를 타고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알파돔시티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2008년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알파돔시티는 총 2조5580억원의 토지대금 중 5차 중도금 2000억원을 지난 12일 LH에 내야 했지만 미납했고, LH의 토지중도금반환채권을 담보로 조달한 1~4차 중도금 4300억원도 갚지 못하고 있다.
알파돔시티 관계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PF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면서 중도금을 전액 미납하게 됐다"고 말했다.
LH는 일단 45일간의 중도금 납부 유예기간을 주되 이 기간에도 중도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출자사를 통한 자금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해 사업이 공중분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한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보증을 서더라도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빌려줄 금융기관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PF자금 시장 분위기와 LH의 부채 등을 감안할 때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자체가 좌초되거나 사업자 교체 등을 거치며 상당기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