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커집단 애플 노린다

아이패드 출시로 해커 과녁으로 급부상

애플이 글로벌 해커들의 공격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의 맥킨토시 컴퓨터는 대학생들과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에서만 사용되며 PC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아 해커들의 관심 대상 밖이었다.

대신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해커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태블릿 PC '아이패드' 출시로 애플 상품이 해커집단의 과녁이 될 전망이라고 CNN머니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빈 헤일리 시만텍 시큐리티 리스판스 이사는 "시장점유율로 해커들의 공격 대상을 가늠할 수 있다"면서 "해커들은 돈에 대한 탐욕이 강해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에 접근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해커그룹 고츠 시큐리티는 지난주 AT&T 웹사이트에서 아이패드 3G 사용자 11만4000명의 이메일 주소와 아이패드 심카드 번호 등의 정보를 유출시켰다.

AT&T 웹사이트의 허점이 드러난 사고였지만 아이패드의 타격으로 애플 역시 손해를 입었다.

고츠 시큐리티는 지난 1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아이패드에 탑재된 사파리 브라우저는 누구든 접근할 수 있는 보안상 허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보안 컨설팅업체인 SSP블루를 설립한 헤만수 니감은 "애플은 해킹에 대한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평가했다.

니감은 "해커집단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면서 "애플은 해커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해커들의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애플이 사이버범죄자들의 해킹 대상인 인터넷 접속 소프트웨어 출시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PC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애플은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에 이어 미국 2위 스마트폰 메이커로 부상했다.

애플은 또 아이패드를 출시한 후 두 달만에 200만대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프레드 리카 보안 분석가는 "어떤 기기나 플랫폼이라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면 해커들의 공격을 받기 쉽다"면서 "해커들은 특히 모바일 기기 등 기존의 공격 대상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과녁을 옮겼다"고 분석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해커들의 공격에 무성의하게 대응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애플은 웹사이트를 통해 "맥 OS X는 PC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보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아이폰과 아이패드 웹사이트에는 보안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애플은 유닉스에 기반한 맥 OS가 윈도우보다 본질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MS만큼 보안 패치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맥 OS가 윈도우처럼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을 입증해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니감은 "애플은 보안 문제보다 사용자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방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은 해킹에 대한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