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동진하는 유럽 재정플루...디폴트 공포 확산

입력 2010-06-07 09:13 수정 2010-06-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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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유럽폭탄 재점화...글로벌증시 어디로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동유럽 주요국인 헝가리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유럽 위기가 동유럽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4회에 걸쳐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재정위기 사태를 다시 짚어보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폭탄 재점화...글로벌증시 어디로

② 헝가리 너마저...국가 분식회계 사태

③ 분열하는 선진국...G20 경제정책 난항

④ 獨 "독자노선 간다"...예산정책 美에 반기

글로벌증시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헝가리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동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전염된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헝가리 정책당국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디폴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미국 다우지수가 1만선이 무너지는 등 폭락세를 연출했고 채권, 외환시장 역시 요동쳤다.

문제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유럽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점입가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헝가리 총리실의 페테르 스지라르토 대변인은 "헝가리가 디폴트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이같은 발언은 국가가 부도 사태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정책당국자가 실토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헝가리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증시가 급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 관계자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투자자들은 헝가리를 기업이라고 가정할 때 그의 발언은 사실상 분식회계를 인정했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헝거리 뿐만 아니라 동유럽 인근 국가들은 물론 그리스와 스페인 등 이른바 '유럽의 돼지들(PIGGS)' 역시 분식회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헝가리가 강도 높은 긴축조치를 취하더라도 12%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인해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헝가리 악재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글로벌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주말 부다페스트 거래소지수와 헝가리 거래지수는 각각 3.34%, 7.15% 급락했으며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는 유로 대비 2.3% 급락했다.

대서양 건너 미국증시 역시 폭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넘게 빠지며 지수 1만선이 붕괴됐다.

다우지수가 1만선이 붕괴된 것은 올해 들어 3번째다. 나스닥 역시 3.6% 급락하며 지수 2200선으로 물러섰고 우량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7.95포인트 내린 1064.8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의 주요 증시 역시 초토화됐다. 영국 FTSE100지수가 1.63% 하락했고 독일 DAX30지수와 프라읏 CAC40지수는 각각 1.91%와 2.86% 빠졌다.

전문가들은 헝가리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돼왔던 재정위기 전염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에덴파이낸셜의 로렌스 티퍼먼 투자담당 책임자는 "시장은 국가부도 위기에 대해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면서 "미국 고용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티모시 애쉬 이머징마켓 리서치 책임자는 "현재와 같은 시장에서 (헝가리 당국의) 발언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헝가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추가로 다른 악재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확산되고 있다. M,B&A의 빌 슐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500지수는 연말까지 1000~11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추가적으로 실망스러운 뉴스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들은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공포의 가장자리로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헝가리 사태가 유럽의 재정위기를 가중시키기는 하겠지만 미국 등 다른 지역에 미칠 파장은 제한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웰즈파고의 존 실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문제는 미국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럽 경제의 악화가 '주식회사 미국'의 실적을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P모간의 앤소니 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은 옳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문제는 투자자들이 원하는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흑백이 아닌 회색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말 S&P500지수가 6~9% 상승해 12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사태는 일단 시장상황에 부담은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찬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상황이 보다 분명해질 때까지 시장의 불안한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금은 미국의 펀더멘털이 문제가 아니라 유럽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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