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 1년.. 미래는 여전히 '오리무중'

입력 2010-05-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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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에서 하루아침에 정부의 보호를 받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6월 1일로 파산한지 1주년을 맞는다.

미 정부의 채무 탕감에 힘입어 새로 태어난 GM은 올 1분기(1~3월)에 8억6500만달러(약 1조원)의 순이익을 기록,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화려한 부활을 고했다.

이대로 승승장구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GM이 고전하는 사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신흥국과 친환경차로 이행하는 과도기로 재편이 한창인 가운데 GM은 아직 방향타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GM의 지분 61%는 여전히 미 재무부의 손이 쥐어져 있어 경쟁력 확보가 완전한 독립의 최대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회생에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7일 GM의 1분기 결산발표회장에서 크리스 리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의 3년 만의 흑자전환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파산 전 500억달러가 넘던 거액의 채무는 파산 보호 절차 과정에서 3분의 1 이하로 축소됐고 인건비도 대폭 낮췄다.

여기다 작년 가을부터는 미 신차 시장까지 회복되면서 GM이 국유화 1년 만에 예상외의 속도로 회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GM은 판매 현장에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메릴랜드 주의 한 GM 판매점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팔리는 것을 보면 판매 회복이 실감난다”며 “미국인은 지금도 큰 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GM의 미국 내 신차판매는 대규모 리콜 사태로 타격을 받은 도요타에서 건너온 수요에 힘입어 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중국에서의 판매 급증으로 글로벌 생산도 1분기에는 208만대 정도로 전년 실적을 60% 가까이 웃돌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월말 라디오와 인터넷 연설을 통해 “GM과 크라이슬러의 회복은 상상 이상”이라며 “국민들에게는 비난을 받았지만 공적자금 투입은 바람직했다”고 자찬했다.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은 “거액의 공적자금을 지원받고 이탈리아 피아트 산하에서 회생을 도모하는 크라이슬러와 함께 국유화된 GM이 원래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GM의 빠른 회복은 오바마 행정부의 신뢰 회복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오바마 행정부는 가을 중간 선거를 겨냥해 GM이 안고 있는 500억달러 이상의 공적자금 회수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는 구제금융 투입의 성공을 강조하기 위해 월스트리트에 있는 몇몇 투자은행과 GM의 재상장을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 미 재무부와 GM이 이르면 다음주 재상장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GM이 정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여부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만큼 GM이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라이벌인 포드는 세계적 환경규제에 맞춰 중소형차 위주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GM은 여전히 대형차 의존도가 높다.

또 소형차의 개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 독일 자회사 오펠은 매각이 무산된데다 유럽 신용 불안의 여파로 독일 정부로부터 아직도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휘발유 값이라도 급등하면 대형차 의존도가 높은 GM이 다시 판매침체로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미 의회예산국이 GM이나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구제에 투입한 82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의 40%는 돌려받기 힘들 것”이라며 “GM의 구제가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GM의 파산으로 파트너를 잃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짝짓기가 한창이다.

도요타는 지난 20일 미 전기자동차(EV) 벤처인 테슬라모터스와 합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4월에 문을 닫은 GM과의 합작공장인 ‘누미(NUMMI)의 일부는 테슬라가 인수키로 했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22일 “GM과의 합작 철회는 괴로웠지만 누미를 미국 업체인 테슬라가 활용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누미는 1984년부터 도요타가 운영해오면서 미국의 정치나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안테나 역할을 했다.

도요타는 그런 누미의 일부를 테슬라가 인수키로 하면서 GM의 파산으로 줄어든 미국 쪽 인맥을 확보하게 돼 안도했을 것.

GM과 자본 제휴를 해소한 스즈키는 작년 12월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자본ㆍ업무 제휴를 맺었다. GM과 자본 제휴를 맺었던 닛산ㆍ르노 연합도 독일 다임러와 제휴하는 등 GM의 파산은 업계 재편의 도화선이 됐다.

따라서 새로 짜여진 판에서 설 자리를 찾는 것도 GM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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