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③ 유럽경제 디플레 악령 덮치나

입력 2010-05-17 15:05 수정 2010-05-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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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차 재정폭탄 사태 어디로-경제부진에 물가 하락...디플레 우려 확산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폭탄의 도화선이 재점화하고 있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기 힘든데다 결국 유로존이 붕괴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와 관련 더블딥 가능성과 외환시장을 비롯한 경제현황을 4회에 걸쳐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 재정폭탄이 더블딥 폭탄으로

② 바닥뚫린 유로화 추락 어디까지

③ 유럽 경제 디플레 악령 덮치나

④ 갈팡질팡 유로 지도자들 어디로

유럽각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긴축정책이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경제가 좀처럼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합의한 7500억유로(약 1102조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안정 메커니즘 조성에 합의했지만 합의발표 후 금융시장은 오히려 요동쳤다.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발표한 각종 긴축안도 경기를 위축시켜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스페인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블룸버그통신)

그리스 의회는 지난 6일 공공부문의 임금 및 연금 삭감과 세금인상 등을 핵심으로 하는 300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통과시켰고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오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까지 감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스페인도 공무원 임금의 5% 삭감 및 공공부문 인원감축 등의 150억유로 규모 긴축안을 지난 12일 내놓았고 포르투갈도 재정적자를 올해 GDP의 7%, 내년에 4.6%로 각각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재정긴축안을 발표했다.

남유럽 국가뿐 아니라 영국, 독일 및 프랑스 등 EU 핵심국가들도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동참했다.

영국의 새로 출범하는 보수ㆍ자민당 연정은 각료들의 임금을 올해 5% 삭감 후 5년간 동결하기로 했고 독일은 연금수혜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오는 2011년부터 3년간 정부지출을 동결하기로 하고 파리시 주변 주요도로의 가로등을 야간에 소등하기로 해 연간 300만유로를 절약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위한 별 다른 해법 없이 펼치는 재정긴축안은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스페인의 4월 물가상승률은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8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스페인통계청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가 4월에 전년동월 대비 0.1% 떨어졌다고 발표해 전월의 0.2% 상승과 대조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6000억달러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중 4위의 경제규모를 지니고 있으나 재정적자는 지난해 GDP의 11.4%에 달했고 적자폭은 유럽국가들 중 3위에 달할 정도로 크다.

또한 스페인의 높은 실업률도 큰 문제이다.

스페인은 지난 1분기 실업률이 유로존 평균의 2배인 20%에 달했다.

BNP파리바의 루이지 스페란차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의 4월 물가하락은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면서 “스페인은 현재 경제 매커니즘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스페란차는 이미 1년전에 스페인의 디플레이션을 예견했었다.

IMF에 따르면 스페인 경제성장률은 올해 -0.4%를 기록했다. 스페인 정부가 오는 2011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긴축재정안이 경제성장을 어렵게 할 것 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유럽국가들도 스페인과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닥터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그리스와 유럽당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긴축재정안은 지나친 재정삭감과 불충분한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경제 연구소(OFCE)의 장 폴 피투시 소장은 “긴축재정안은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현재의 긴축재정안은 국가를 디플레이션의 글로벌 실험대상으로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각국의 긴축재정안이 재정위기 확산을 막는 것보다 긴축재정을 시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기위축과 디플레이션 위험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고강도 긴축책을 발표한 후인 지난 14일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5%나 급락했고 유럽증시 역시 주요지수가 3% 이상 떨어졌고 물가가 처음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한 스페인은 7% 가까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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