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급등하는 가운데 펀드환매 압력 증가에 따른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은 IT와 금융, 화학 업종에 속한 일부 종목에 대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비중을 높이는 이들 업종에 속한 종목들을 환매 자금 마련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무턱대고 기관투자가의 매매 패턴을 뒤늦게 따라 잡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1640선에서 1700선을 만회했던 지난달 17일부터 4월20일까지 25거래일간 기관투자가는 이달 14일과 9일 단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면서 3조6600여억원을 팔았다.
또한 기관투자가의 주요 세력 중 하나인 투신권은 펀드 환매 압력에 3조8300여억원을 순매도해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물량이 대부분 투신권에서 나왔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에도 IT와 금융, 화학 업종에 속한 일부 종목들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투자가가 같은 기간에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은 우리금융(7052억원), 현대중공업(2158억원), LG전자(1630억원), LG디스플레이(1597억원), OCI(1263억원), 신한지주(1192억원), 삼성전기(1168억원), SK에너지(1152억원), 대한항공(1079억원), 기업은행(1000억원) 등 10개 종목이다.
이는 국내 증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패턴과 비교할때 일부 종목에서 일치함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는 해당 기간에 순매수 금액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우리금융, LG전자,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KB금융, LG디스플레이, LG, NHN, 현대차 등을 사들였다.
양대 주요 매매 세력의 공동 순매수 종목들은 우리금융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로 IT와 금융업종에 속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 대비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축소를 나타내는 액티브 웨이트를 살펴보면 전기전자와 화학, 운수장비 업종의 시장 대비 비중 확대가 단연 돋보인다"며 "3월 이후 기관 순매도 금액의 30% 이상이 이 세 업종에 집중됐다는 상식과 어긋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액티브 웨이트 계산상 외국인 순매수 집중 섹터의 경우 기관의 매도 압력보다, 수익률 상승 효과가 클 수 있다"면서 "기관의 수출주 비중 축소 의지와는 다소 무관하게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오르고 내려갈 수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인 주도 업종을 지속 보유 혹은 비중을 확대해 시장을 이겨야 하는 고민과, 환매 대응을 위해 어떤 주식은 반드시 팔아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는 이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트폴리오상 가장 적극적인 비중 확대 업종처럼 보이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업종은 오히려 환매 자금 마련에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강, 금융, 유통업종은 액티브 웨이트 상 기관의 비중 축소 의지가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나타나는 섹터이나, 외국인 순매수 강도도 그 만큼 약하다는 점에서 수익률을 해할 만큼의 과도한 비중 축소는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