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현대중공업그룹

입력 2010-02-01 10:36 수정 2010-02-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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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정몽준씨 경영일선 물러나...일찌감치 소유와 경영분리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오너인 정몽준씨를 포함해 임원 등 특수관계자들이 그룹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 41.55%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준씨는 10.8%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을 94.92%를 갖고 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46.09%, 현대미포조선은 다시 현대중공업의 지분 7.98%를 보유하면서 조선3사의 지배구조가 맞물려 있다(표 참조).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개 조선사는 그룹의 핵심 기업이다.지난 2002년 2월28일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현대중공업은 같은 해 5월 위탁경영 중이던 삼호중공업을 인수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조선중공업그룹의 입지를 구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들 3개 조선사를 포함해 현재 37개 계열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현대종합상사도 포함됐다. 현대가 그룹사 계열사의 모태이기도 한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에 인수됨에 따라 조선은 물론, 풍력과 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 조선업 중심의 그룹의 체질 개선에 전령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화 된 전문경영인 체제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에서 일치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곳이다. 정몽준씨는 1982년 불과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오너경영체제를 이어갔다. 하지만 1988년 울산 동구에서 국회의원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하면서 현대중공업은 일치감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정몽준씨는 지난 1987년 현대중공업 회장에서 1990년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났으며, 2002년에는 이마저도 내놓고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회장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정몽준씨의 미국 MIT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경영서적 ‘기업경영이념’을 보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정말 잘 썼다”면서 “사장자리에 앉혀도 될 것 같다”고 말한 일화가 보여주듯이 부친에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21조 5500억원이다. 또 수주목표액은 177억달러이다. 시스템 경영의 중심에는 민계식 부회장이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가장 부지런한 CEO로 알려져 있다.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계속하면서 현대중공업을 질적으로 성장시켰고 규모도 크게 늘렸다. 무엇보다 우주공학과 조선공학 석사, 해양공학 박사인 민 부회장의 전문지식은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 부문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말 조선경기 불황극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최길선 전 사장도 그룹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최길선 전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설계, 생산,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선현장에서 약 37년을 보냈다. 조선업계에서는 최길선 사장의 용퇴를 두고 “지난해 최악의 조선경기 불황에 떠밀렸다”며 안타깝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대중공업은 후임으로 오병욱 해양·플랜트 사업본부장과 이재성 경영지원본부장을 내세워 ‘종합중공업’ 회사로의 비전을 공고히 했다.

오병욱 신임 현대중공업 사장은 해양 및 플랜트 전문가로 통한다. 올해 현대중공업이 사업의 무게중심을 해양과 플랜트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 사장은 1947년생으로 경북사대부고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와 플랜트 및 해양사업본부 등을 거친 뒤 지난 2005년 해양사업본부장, 2009년에는 해양 및 플랜트 사업본부장으로 일해 왔다.

이재성 사장은 재무통이다. 이 사장의 승진인사는 급변하는 세계 조선산업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그는 1952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대선물 사장, 아산재단 사무총장, 현대중공업 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04년부터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 현대重, 확고한 세계1위 조선업체

연간 선박 건조량 50만톤으로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 1%에도 못 미치던 1972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조선소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1972년 3월23일 울산 미포만에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건설한 것이 지금의 현대중공업의 시작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조선소 착공과 유조선 건조를 동시에 진행해 조선소가 완공되기도 전에 2척의 초대형 유조선 진수식을 거행하면서 세계 조선 업계를 놀라게 했다.

울산에 조선소를 설립한 지 10년 만인 1983년. 현대중공업은 세계 선박 수주량의 10.7%를 차지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 조선업체로 등극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전 세계 선박건조 시장의 약 15%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80년대 중반 선가가 198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에 그쳐 최악의 불황에 직면했으나 기술 개발을 통한 질적 차원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들어 한국 최초로 LNG선을 건조하고, 1994년 6월 한국 최초의 LNG선 ‘현대유토피아’를 인도했다.

1993년 현대중전기, 현대중장비, 현대로봇, 현대철탑 등 4개 계열사를 합병한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본부 외 엔진기계사업본부, 해양사업본부,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건설장비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 6개 사업부를 갖춰 종합중공업체제를 확립했다. 현재 조선사업본부를 제외한 5개 사업부문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 선박건조 5000만톤을 돌파했으며, 2006년에는 세계 최초로 선박 건조량 1억톤을 기록했다. 2002년에는 세계 최단 기간 ‘선박 1000척 건조’ 기록을 세웠고, 현재 약 1600척의 선박을 250개사 선주들에게 인도했다.

또 매출의 약 90%를 수출하는 현대중공업은 1991년에 20억달러, 2005년에 70억달러, 2007년 10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15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면서 수출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102척의 선박을 인도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도 104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이는 3.5일에 한 척 꼴로 선박을 완성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약 2년 6개월치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9년 11월말 현재 351척, 약 513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건조분 포함)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오병욱 현대중공업 신임사장은 “올해 수주 177억달러, 매출 21조 5500억원, 시설 및 기술개발 투자는 7188억원으로 목표를 삼았다”고 밝혔다.

한편, 민계식 부회장은 지난해 말 송년사를 통해 “비조선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매출 21조 3000억원을 달성했다”면서 “조선산업은 생산능력 과잉과 선박금융시장의 위축으로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정신을 바탕으로 오히려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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