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는 3개 브랜드·166개 제품 적용…QR·촉각 표시도 대안

4일 ‘점자의 날’을 맞았지만 화장품 제조 현장에서 점자는 아직 먼 이야기다. 점자와 음성 안내를 확대할 가이드라인과 기술을 갖추고도 실제 제품에 적용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제조 현장의 점자 수요는 아직 제한적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점자나 음성 안내용 QR코드 적용에 관한 고객사의 본격적인 문의는 없었다”며 “발표 전 일부 테스트 의뢰는 있었지만 증가 추이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ODM업체 상황도 비슷하다. 화장품 ODM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점자나 촉각 표시를 용기에 적용해 생산한 사례는 없고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에도 관련 문의는 없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적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생산일자 표시용 도트를 금형에 넣는 것처럼 기존 금형 내부 코어에 점자 형태를 새기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금형 수정과 비교하면 비용과 개발기간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점자 부분만 교체하는 ‘인서트 코어’를 활용하면 여러 브랜드가 함께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브랜드 적용 사례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1월 기준 미쟝센·마몽드·에스쁘아 등 3개 브랜드, 총 166개 제품에 점자나 양각 등 시각장애인 친화 요소를 적용하고 있다.
마몽드는 크림·앰플·선케어·클렌징 등의 단상자에 제품 카테고리와 주요 효능을 점자로 표시한다. 에스쁘아는 쿠션·립·아이 제품 등의 단상자와 용기, 라벨에 제품명과 숫자 호수, 컬러 정보를 점자로 제공한다. 립틴트처럼 용기가 작은 제품은 단상자에는 ‘틴트’를, 용기 측면 라벨에는 ‘레드’ 등 색상 계열을 따로 표기한다.
미쟝센은 점자 대신 샴푸 펌프 상단에 알파벳 ‘S’를 양각으로 넣었다. 점자를 읽지 못하는 소비자도 촉각으로 제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로 구성된 사내 유니버설 자문단 의견을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했다.
점자만으로 모든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다. 코스맥스는 사회적기업 배리어프리프렌즈와 시각장애 여성 약 40명을 인터뷰해 QR코드와 음성 안내를 결합한 테스트 제품을 개발했다. 점자의 정보량과 마모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점자 적용 자체보다 실제 참여 브랜드와 제품 사양, 생산 규모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자와 QR, 촉각 표시 등을 제품 특성에 맞게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