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구입비는 공개하는데…대학 AI 학습 지원은 ‘깜깜’ [2026 대학진단]

입력 2026-11-0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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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원 대상·이용 한도·중단 여부 공시 필요성
24개대 중 15곳 지원…예산 소진에 중단·축소도

▲한 대학생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를 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한 대학생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를 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생성형 AI가 대학생들의 주요 학습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의 AI 이용 지원 수준도 교육여건 공시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처럼 AI 지원 대상과 이용 한도, 서비스 중단 여부 등을 공개해 대학별 학습 환경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이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폭넓게,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공통 지표는 없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용량 급증으로 지원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고 있어 단순한 서비스 도입 여부를 넘어 학생들이 체감하는 지원 수준을 공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의 올해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는 15만7697원이었다. 도서와 전자자료, 학술 데이터베이스(DB) 등에 대한 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생성형 AI 지원 예산과 지원 대상 학생 비율, 학생 1인당 이용 한도 등은 별도 공시 항목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학생들의 학습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기존 도서관 지표와 함께 AI 이용 지원도 대학의 교육여건을 판단하는 항목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이제는 도서 구입비보다 학생 1인당 AI 크레딧이 대학의 교육여건을 평가하는 데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평가 기준이 달라지면 대학들도 도서 구입비를 줄여서라도 AI 지원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지원은 확대되고 있다. 앞서 본지가 이달 초 주요 대학 15곳과 지역 거점국립대 9곳 등 총 24곳을 조사한 결과, 재학생을 포함한 구성원에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학은 15곳이었다.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숙명여대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지원을 시작한 대학에서도 이용량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서강대는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해 온 생성형 AI 서비스 ‘LLM허브’의 크레딧이 소진되면서 최근 전교생 대상 지원을 중단했다. 서울대 역시 전교생에게 챗GPT 에듀를 제공했지만 이용량 증가에 따라 학생 1인당 월 이용 한도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관계자는 “처음 전교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는 이용량이 많지 않았지만 2학기 들어 학생들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대학이 전체 총량을 기준으로 계약한 크레딧을 모두 소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학가에서는 대학별 지원 현황 공개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의 재정 여건에 따라 학생들의 AI 활용 기회가 달라지는 문제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 정보공시도 학생들의 학습 방식과 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보완해야 한다”며 “도서관 자료 구입비와 함께 AI 지원 대상과 이용 한도 등을 공개해 대학의 실질적인 교육여건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실장도 “생성형 AI가 대학 교육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대학별 지원 현황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활용 지침과 연구윤리 교육·규정 마련 여부도 함께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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