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강백호 그리고 나연" 왕옌청이 전한 한화 뒷이야기

입력 2026-10-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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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옌청, 대만 기자회견서 눈물…“한화가 없었다면 올해 이 자리에 없었을 것”
쑹자하오가 선물한 시계 떠올리며 울컥…다년 제안 대신 1년 재계약
내년 160이닝·한국시리즈 선발 목표…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도 밝혀

▲한화 이글스 왕옌청 (출처=대만 중앙통신사(CNA) 캡처)
▲한화 이글스 왕옌청 (출처=대만 중앙통신사(CNA) 캡처)

한화 이글스 왕옌청이 대만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보낸 첫 시즌을 돌아보며 눈물을 보였다. 첫 승을 축하해준 선배와 자신에게 기회를 준 한화에 감사를 전했고,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자유시보, 연합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왕옌청은 27일 타이베이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로 취재진에게 인사하며 밝게 시작했지만,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함께했던 대만 선배 쑹자하오의 선물 이야기가 나오자 감정이 북받쳤다.

왕옌청은 일본에서 6년 동안 1군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동안 쑹자하오가 1군 첫 승을 거둔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에게도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올해 한화로 옮겨 KBO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마침내 선배가 보내온 시계를 받았다.

중앙통신사는 왕옌청이 당시를 떠올리며 “오래 기다렸다. 받았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거의 매일 시계를 착용한다며, 자신이 걸어온 길과 처음 느꼈던 감동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계 가격은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면서 자신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선물이라고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잡은 한국에서의 기회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왕옌청은 올해 26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33⅔ 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97, 탈삼진 100개를 기록했다. KBO리그 아시아쿼터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한화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재계약을 선택한 배경도 밝혔다. 한화는 왕옌청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했지만, 그는 에이전시와 논의한 끝에 1년 계약으로 잔류하기로 했다. 왕옌청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구단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한화가 없었다면 올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7시즌 계약은 계약금 10만달러와 연봉 20만달러를 합쳐 총액 30만달러(약 3억9900만원)다. 첫 시즌 연봉 10만달러에서 연봉은 두 배로 오르고 계약금이 추가됐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만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자신의 투구와 타자 제압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왕옌청이 류현진의 라커 앞을 지날 때면 류현진이 먼저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어봤다는 것이다. 단백질 보충제와 외투 등을 챙겨 받았다는 왕옌청은 “나중에는 유니폼도 받았다. 유니폼을 받는 건 꽤 어려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류현진의 스위퍼에 관한 질문에는 몸을 낮췄다. 류현진이 자신에게서 스위퍼의 힌트를 얻었다는 보도에 대해 왕옌청은 “아니다. 그냥 하신 말씀이다. 직접 그립을 잡아보고 자신도 그런 궤적으로 던질 수 있다는 걸 발견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강백호와의 일화도 공개했다. 왕옌청은 혼자 구장을 나서다 차를 타고 가던 강백호를 만났던 일을 떠올리며 “밥을 먹으러 데려갔다가 집까지 데려다줬다”고 말했다. 이후 원정에서도 강백호가 다시 식사를 대접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원정에서도 맛있는 곱창구이를 먹으러 데려갔다”고 전했다.

한화 동료들을 상대로 공을 던져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왕옌청은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노시환과 문현빈 등 한화 동료들을 상대할 기회를 기대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언젠가는 맞대결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동료들과 구단 직원들은 왕옌청의 ‘팬심’도 챙겼다. 고등학생 때부터 트와이스 팬이었다는 왕옌청은 올해 LG 트윈스 원정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선 나연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는 “구단 채널의 누나와 형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연결해줬다. 꿈을 이룬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왕옌청은 나연과 만났던 순간에 대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사진을 본 라쿠텐 시절 동료들도 어떻게 함께 찍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팬들의 응원은 야구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대전에서 자주 찾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케이크가 함께 나오는 일이 있었고, 서울 원정 중 식당에서는 한화 팬이 식사비를 대신 계산해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내년 목표는 더 많은 이닝과 한국시리즈 등판이다. 중앙통신사와 대만 공영방송 공시신문망은 왕옌청이 2027시즌 160이닝을 던지고 평균자책점을 3.00 안팎으로 낮추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어 실력도 키워 혼자 대중교통 안내를 읽거나 음식을 주문하고, 동료들과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메이저리그 도전도 꿈꾸고 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을 언급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고 수준의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눈앞의 목표는 한화와 함께 가을 무대에 서는 것이다. 그는 “내년에는 정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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