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상회담 MOU 7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12월 메르코수르 회의 계기 무역협정 협상 재개
삼성·현대차 등 15개사 MOU…교역 5년째 100억 달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4선 성공으로 이재명 정부가 1년여간 다져온 한국·브라질 경제협력 통로도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핵심광물 공급망부터 에너지, 첨단산업, 무역협정까지 두 정상이 합의한 협력 과제가 계획대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의 자원 부국 브라질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급한 한국에 손꼽히는 협력 상대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새 임기는 2027년 1월 시작해 2030년 6월까지인 이재명 대통령 임기와 3년 5개월 겹친다. 핵심광물 공급망과 무역협정 등 양국 협력 과제는 두 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한 사안들이다. 정상 차원의 추진 동력이 남은 임기 내내 유지되는 조건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룰라 대통령을 “저의 각별한 친구이자 동지”라고 칭하며 “브라질 국민께서 보내주신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큰 역할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축하와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임기가 겹치는 두 정상은 이미 네 차례 만났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첫 회담을 한 뒤 올해 2월 룰라 대통령이 21년 만에 국빈 방한했고, 7월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11년 만에 브라질을 국빈 방문했다. 소년공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정상은 만날 때마다 포옹과 손하트를 주고받으며 유대를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관저로 초대한 네 번째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7월 브라질리아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정부 간 양해각서(MOU) 7건을 체결했다. 산업기술 협력 MOU에는 인공지능(AI)·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 첨단 전략산업 기술 협력이, 에너지 협력 MOU에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협력이 담겼다.
양해각서 7건의 중심은 핵심광물 공급망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에 꼭 필요한 소재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저와 룰라 대통령은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핵심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국 산업장관은 희토류 등 핵심·전략광물 협력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공급망 협력은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으로 이어진다. 양 정상은 12월 열리는 제69차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룰라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남미 시장 진출 기회도 넓어진다. 룰라 대통령은 7월 회담에서 "한국과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의를 재개하는 데 장애물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방산과 우주에서도 합의가 이행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 기업 부품이 탑재된 브라질산 C-390 수송기가 연말 공군에 도입되고, 양국은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 출범에 합의했다. 우주항공청은 브라질우주청과 MOU를 맺어 적도 인근 알칸타라 발사장 활용 기반을 마련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브라질 엠브라에르와 민항기 협력 MOU를 체결했다.
정부 간 합의는 기업 협력으로도 이어졌다. 7월 상파울루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삼성·현대차·SK·포스코·HD현대 등 15개사가 참석해 민간 MOU 7건을 체결했다.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108억 달러로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독보적인 혁신 기술과 제조 역량,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이 힘을 합친다면 안정적인 공급망과 미래 산업을 함께 이끄는 최적의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