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 10곳 몸집 1079조 커졌지만…97%가 '반도체 독식'

입력 2026-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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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1~6위 중 5곳이 반도체
조선·방산·원전 빠지고 금융주 진입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합산 몸집이 10개월 만에 1079조원 불어났지만, 증가분의 97% 가까이가 반도체 관련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올해에만 500조원 가까이 불린 가운데 자동차와 바이오 등 비반도체 대형주들은 오히려 시총이 줄며 뒷걸음 쳤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위는 삼성전자(1260조원)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 SK스퀘어, LG에너지솔루션이 뒤를 이었다. 6~10위에는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KB금융, 삼성생명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올해 1월 1일 기준 시총 상위 10곳 지형도와 비교해 순위와 규모 모두 크게 뒤바뀐 결과다. 연초에는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우 △ 현대차△HD현대중공업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순이었다.

상위 10개 기업 합산 시총은 연초 약 1756조원에서 2835조원으로 10개월 새 1079조원, 61% 급증했다. 연초와 현재 모두 10위권에 자리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SK스퀘어 등 반도체 4개 종목 증가분만 1047조원에 달해 전체 시총 증가분의 97%를 독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반도체 투톱의 폭발적인 체급 상승이다. 연초 761조원이었던 삼성전자 시총은 23일 기준 1260조원으로 66% 불어났다. SK하이닉스 역시 493조원에서 933조원으로 89% 급증했다.

매수세는 본주를 넘어 우선주와 지주사, 부품주로 빠르게 번졌다. 연초 77조280억원으로 5위였던 삼성전자우는 75.3% 급증한 135조원을 기록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총 3위를 꿰찼다. SK하이닉스 모회사인 SK스퀘어는 연초 52조원으로 8위였으나 96.2% 폭등하며 시총 102조원으로 4위에 올라섰다.

삼성전기가 시총 84조원으로 6위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시총 1위부터 6위 가운데 90조원으로 5위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5자리를 모두 반도체 관련 종목이 싹쓸이했다. 상위 10곳 전체 시총에서 이들 반도체 5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14조원으로 89%에 달한다.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다른 업종 대형주들은 순위가 일제히 밀려났다. 연초 시총 77조9080억원으로 4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일 기준 68조원으로 몸집이 12.7% 줄어들며 7위로 세 계단 미끄러졌다. 현대차는 반도체와 바이오 등 타 종목들의 약진에 밀려 순위가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주도주 손바뀜 속에 중후장대 산업 이탈도 뚜렷했다. 연초 7위였던 HD현대중공업과 9위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위였던 두산에너빌리티 등 조선·방산·원전 대표주는 나란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 빈자리는 6위 삼성전기와 함께 54조원으로 9위에 오른 KB금융, 49조원으로 10위에 안착한 삼성생명이 채웠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AI 투자 수혜 여부와 이익 체력의 차이”라며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패키지 기판 수요가 확대되며 수혜를 보고 있고, 금융주는 견조한 이익 체력과 밸류업에 따른 재평가가 반영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가치 상승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익 증가가 반도체에 집중됐기 때문에 쏠림 자체가 구조적 리스크는 아니라고 보지만 시장 전체 변동성이 커지는 측면은 있다”며 “다만 올해의 경우 수급 영향 등으로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컸는데 그 부분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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