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생물다양성, ‘어디’ 복원이 중요한 까닭

입력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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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연결여부 따라 성과 달라져
삼림·습지가 비용 들어도 효과는 커
부족한 재원 최적 입지에 투입해야

부동산에 투자할 때 면적과 가격만 보는 사람은 드물다. 주변에 무엇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따진다. 어렵게 모은 재원을 생태계 보전·복원에 쓸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예산을 같은 면적에 들여도 자연에 돌아가는 효과는 같지 않다. 시행하기 편한 곳과 생태적으로 먼저 필요한 곳은 다를 수 있다. 자연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면, 다음에 펼칠 것은 지도다.

지난 칼럼에서는 생물다양성 재원 확보와 전략적 선순환 설계의 필요성을 다뤘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보호지역 지정·확대에 쓸 수도, 훼손된 습지나 숲의 복원에 쓸 수도 있다. 같은 면적이면 성과도 비슷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면적에 비례하지 않는다. 성과의 차이는 부지를 고르는 단계에서 이미 시작된다.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는 2030년까지 육지와 내륙수역, 연안과 해양의 최소 30%를 보전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30×30’에는 조건이 붙어 있다. 생물다양성에 특히 중요한 지역을 포함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대표하며, 서로 잘 연결돼야 한다. 단순히 면적만 채우라는 약속으로 읽어서는 곤란하다.

2023년 네이처에 실린 캐나다 연구가 이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육상 척추동물과 식물, 나비의 분포를 바탕으로 두 경우를 비교했다. 하나는 국가 전체를 놓고 보전 대상지 30%를 고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각 주와 지자체가 저마다 30%씩 고른 경우다. 후자는 보전기준을 충족하는 종이 33%나 적었다. 같은 30%라도 어디를, 어떻게 연결해 보전하는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 것이다. 실제 개체수 변화가 아니라 미래 기후를 반영한 모형의 추정치이긴 하지만, 입지의 중요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생태복원도 마찬가지다. 2020년 네이처에 실린 연구는 전 세계 포유류·양서류·조류 2만319종의 서식지와 멸종위험을 분석했다. 생물다양성 가치가 높은 곳을 골라 복원하면, 훼손지의 15%만 되살려도 예상 멸종의 약 60%를 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비해 땅값과 기회비용이 싼 곳부터 복원하는 비용 최소화 시나리오에서는 같은 성과를 내는 데 훼손지의 50%를 복원해야 했다. 3.3배가 넘는 면적이다. 땅값이 싼 건조지나 일부 초원은 대체로 생물다양성이 낮다. 반면 열대·아열대 삼림이나 습지 같은 핵심 지역은 비용이 높아도 단위 면적당 효과가 압도적이다.

물론 세계지도의 순위를 현장 사업지 선정에 그대로 쓸 수는 없다. 이 연구도 기존 자연이 보전되고 생태복원지에 생물이 다시 정착한다는 가정 아래 잠재효과를 계산했다. 주민의 토지 이용과 생계, 실제 복원 가능성은 지역에서 다시 살펴야 한다. 그래도 어디를 되살리느냐가 얼마나 되살리느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보호지역 경계 바깥도 봐야 한다. 공공 재원은 보호지역 주변의 완충공간, 떨어진 서식지를 잇는 통로, 보전 네트워크에서 빠진 중요한 습지에 쓰일 수 있다. 생태복원 후보지도 이런 관계 속에서 골라야 한다. 보호지역 옆이라서 고를 것이 아니라, 그곳을 되살렸을 때 어떤 생물다양성을 지킬 공간이 생기는지를 물어야 한다. GBF 목표 2가 복원을 통한 생태계 연결성 강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지도에는 미래도 담겨야 한다. 2025년 네이처 자매지의 한 리뷰는 ‘30×30’을 위한 보호지역 확대에 기후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는 현재의 종 분포와 당장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기준으로 보호지역의 경계를 고정하는 데 치중했다.

앞으로는 기후변화 영향이 적어 생물이 안정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후 피난처(refugia)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 또한 생물이 변하는 기후를 따라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보호지역 네트워크에 넣어야 한다.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여러 접근법을 함께 쓰는 위험 분산(bet-hedging) 전략도 필요하다.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참여가 이런 미래의 지도 위에 놓이길 바란다.

자연을 위한 재원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서 쓸 곳을 찾는 일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보호지역 확대와 생태복원 사업은 단지 면적만을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하나의 공간계획 안에서 서로의 생태적 기능을 보완하도록 잘 배치돼야 한다. 작은 생태복원 사업지라도 끊어진 자연을 잇는 자리에 있다면 그 가치는 달라진다.

얼마를 모았는지 물은 다음에는, 그 재원이 어느 장소에 쓰였는지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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