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사실 미공개에 국민·유족·직원에 사죄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인 소장품을 독립운동가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감사에서 소장 사실을 뒤늦게 알린 경위까지 사과한 지 이틀 만이다.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직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박물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21일 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유 관장은 이날 사의문을 통해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자신의 잘못으로 기관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직원들이 일궈온 성과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실망한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구성원들에게도 사죄의 뜻을 전했다. 연구직들이 정성을 들여 마련한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의 취지가 이번 논란으로 빛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재임 15개월 동안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을 맡았던 데 대한 감사도 표했다.
함께 박물관의 발전을 이끌어온 직원들의 수고를 기억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유 관장은 “비록 저는 떠나지만,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심장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도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7월 개막한 해당 전시에 나온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이다. 밥 한 그릇에도 나라의 은혜가 담겼다는 뜻으로,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안내됐다. 개막 한 달여 뒤 한때 박원근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이 쓴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박물관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내리고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전문가 7명과 다시 조사해 박중양의 글씨로 결론을 냈다. 철거와 검증 결과를 알릴 때 사과했지만 소장자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유 관장의 소유라는 사실은 국감을 앞두고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다 드러났다.
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고증 오류와 소장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당시 자신의 실수를 알리지 못한 일을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로 규정했다. 박원근 지사의 명예를 훼손한 점과 직원들이 비판받게 된 상황에도 미안함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