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할 기술적 변화는 범용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발전 가능성이다. AGI는 특정 과업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 수준의 사고와 추론,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을 지향한다. 실현 여부와 시점은 불확실하지만, AI의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산업과 사회에 미칠 영향도 커지고 있다.
AGI의 G는 본래 ‘General(범용)’을 뜻한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사고와 추론 영역으로 발전하고, 산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Government’라는 또 하나의 G를 겹쳐 본다.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역할과 개입 범위도 새롭게 고민할 시점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고성능 AI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고, 핵심 인프라의 진입장벽도 높다. OECD는 2025년 「AI 인프라의 경쟁」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 등 AI 인프라 시장의 집중 현상을 분석하고, 공공투자와 산업정책이 시장의 경쟁 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공투자는 민간 부담을 줄이고 기술혁신의 기반을 넓힐 수 있지만, 지원 방식에 따라 시장의 경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 개입의 규모뿐 아니라 방식과 효과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기술혁신에서 정부의 역할은 인프라 구축에 머물지 않는다. 전략기술 육성부터 새로운 시장 창출, 기술 보급과 활용까지 정책 개입 영역은 다양하다. 다만 기술개발의 불확실성을 분담하는 정책과 이미 확보된 기술을 새로운 혁신으로 연결하는 정책은 목적과 성과 기준이 달라야 한다. 기술과 시장이 변하는 만큼 정부 지원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무료 AI 서비스와 지자체의 이용료 지원을 함께 살펴볼 필요도 있다. 기술 접근성이 확대되더라도 산업별 수요와 활용 역량에는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기존 정책으로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무엇이며, 추가 지원이 어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기술 기반과 보편적 접근성을 강화한다면 지자체는 지역 산업의 문제 해결과 현장 실증, 대학은 교육·연구를 통한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
기술정책의 성과 역시 투자 규모와 기술 확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공공투자가 새로운 기업의 진입과 생산성 개선,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로까지 살펴야 한다. 정부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민간의 다양한 실험을 지원하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정부 개입의 크기만큼 중요한 것은 그 개입이 만들어내는 혁신의 폭과 지속성이다.
AGI가 넓히려는 것은 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다. 그렇다면 정부(Government)가 넓혀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술 확보를 넘어 그 기술로 다양한 주체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다. 정부 개입의 크기보다 그 개입이 만들어내는 혁신의 폭과 지속성을 끊임없이 묻는 것, AGI 시대 기술정책이 기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