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복합환승센터, 법원 조정으로 끝났나…시민사회 “설계·합의 이행 공개해야”

입력 2026-10-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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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등 13개 단체 긴급 기자회견
“환승시설 우선 완공은 출발점…동구청 별도 공사중지 처분도 지켜야”
양측 건축물 조감도 변경 과정·규모·용도 공개 요구…사업자 사과 촉구

▲사단법인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이지후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사단법인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이지후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부산 북항 복합환승센터를 둘러싼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법적 분쟁이 법원 조정으로 일단락됐지만, 시민사회는 이를 사업 정상화의 종착점이 아닌 공공성 회복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조정 합의가 실제 설계와 공사 현장에 반영되는지, 시민이 검증할 수 있도록 이행 과정과 변경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사단법인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시민사회단체는 19일 부산역 하늘공원 북항 방면 보행데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항 복합환승센터의 조정 합의 이행과 투명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 조정 결정에 부산역 보행데크와 환승센터 보행통로 사이의 단차 해소, 개발지연배상금 납부, 철거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 환승시설 우선 완공 등의 의무가 담긴 점을 평가하면서도, 합의 확정만으로 사업 정상화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사업의 외형적인 재개보다 공공성 회복 여부다. 부산역과 북항을 연결하는 보행축의 단차, 시민 보행권과 조망권, 환승시설의 기능, 건축물 계획의 적정성,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이 여전히 검증 대상이라는 것이다.

협의회는 “조정은 이행해야 할 약속이며, 그 약속이 설계와 현장에 반영돼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정 합의와 별도 공사중지 처분은 구분해야

시민사회는 BPA와 사업자 사이의 법원 조정 결정이 동구청의 별도 공사중지 처분을 자동으로 해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정 결정은 공공기관과 사업자 사이의 계약상 분쟁을 다루는 절차인 반면, 동구청의 공사중지 처분은 건축 관계 법령에 따른 별도 행정조치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설계변경과 건축변경허가 등 필요한 법정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행정처분을 유지하고, 공사 재개 여부도 현장 안전과 허가사항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사회는 BPA에는 조정 합의에 따른 계약상 의무 이행을 관리하고, 동구청에는 행정청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별도 처분과 인허가 사항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각 기관이 상대 기관의 판단에 책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반복된 조감도 변경…“무엇이 왜 바뀌었나”

이번 기자회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환승시설의 단차 해소를 넘어 양측 건축물의 설계 변경 과정까지 공개하라는 요구다.

협의회는 양측 건축물의 조감도가 여러 차례 바뀐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초 계획부터 현재까지의 변경 내역과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 시설별 면적, 보행동선, 북항 경관과 조망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시민이 비교·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승시설을 우선 완공한다는 이유로 양측 건축물의 계획 변경과 공공성 검증을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변경설계가 보행축과 환승기능을 실제로 개선하는지, 시민의 조망과 도시경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개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BPA와 사업자에게 법원 조정 결정문과 주요 합의사항, 이행 일정, 변경설계 도면과 조감도, 건축물별 규모·용도·시설 면적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시민과 전문가가 자료를 검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1027명 서명…사업자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

시민사회는 그동안의 문제 제기가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시민사회는 지난 8월 11일부터 9월 9일까지 현장에서 9차례 서명운동을 진행해 시민 1027명의 서명을 받았고, 9월 10일 부산지방법원에 서명과 진정서를 제출했다.

협의회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번에는 제대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요구였다”며 사업자에게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조정 합의사항을 누가, 언제, 어떤 절차로 이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시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조정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거나 공공성이 다시 훼손될 경우 BPA가 계약 해제 조항을 포함한 계약상 조치를 책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다면 BPA의 직접 참여를 포함한 공공주도 개발방식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법원 조정으로 법적 분쟁이 일단락된 뒤에도 사업의 정상화 여부를 둘러싼 검증이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환승시설 우선 완공과 단차 해소뿐 아니라 변경설계의 타당성, 인허가 절차, 시민 보행권과 조망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항 복합환승센터의 정상화는 공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조정 합의가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고, 설계 변경과 행정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되며, 시민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것도 합의의 종결이 아니라 공공성 회복의 실질적인 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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