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는 임대료 안정화 주택 약 100만 채의 임대료를 동결했다. 맘다니 시장의 공약이 현실이 됐지만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에랄프는 대형 임대회사의 주택 약 22만 채를 공공 소유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해 지지를 얻었다. 다만 막대한 보상 재원과 연정 협상이라는 현실의 문턱은 남아 있다. 두 도시의 표심은 주거 불안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지만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부작용까지 검증해준 것은 아니다.
베를린 주택 공공화 구상을 분석한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의 요나스 츠드랄레크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누가 아파트를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새집이 추가되느냐”라고 지적했다. 기존 주택의 소유권을 바꾸는 일은 입주 가능한 집을 한 채도 늘리지 않는다. 연구소는 공공화에 들어갈 보상금을 건설에 투입하면 2045년까지 주택을 최대 7만1000채 더 지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임대료 규제의 부작용은 미국 연구에서 확인됐다. 스탠퍼드대의 레베카 다이아몬드 교수를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진은 샌프란시스코의 1994년 규제 확대를 분석해 규제가 기존 세입자의 이탈을 막았지만 규제 대상 임대주택 공급을 15% 줄였다고 밝혔다. 줄어든 공급은 장기적으로 도시 전체 임대료를 밀어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뉴욕의 동결 정책이 반드시 같은 결과를 낳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세입자 보호라는 성과에만 집착해 신규 임차인의 선택지와 공급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정책 불확실성도 큰 비용이다. 독일 ifo경제연구소의 카를라 크롤라게 연구원은 “임대료 상한이나 주택 수용 등을 정치권이 논의할 때 베를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이는 투자자의 행동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규제 논쟁이 반복될수록 집주인의 매물과 민간의 건설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성공적인 주택정책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스트리아 빈처럼 공공·비영리 임대주택을 오랜 기간 충분한 규모로 쌓아 주거시장의 한 축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임대료를 낮추겠다는 구호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주택 재고와 지속적인 재정, 운영 체계를 함께 구축한 결과다. OECD도 주거난의 배경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짚으며, 사회주택을 늘리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장기 투자와 재원을 강조한다.
이재명 정부도 공적주택 119만 가구 공급을 내걸었다. 필요한 목표지만, 낮은 임대료만 강조하고 집을 어디에 얼마나 지을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답하지 못한다면 공약은 당첨자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희망에 그친다. 맘다니와 에랄프의 인기는 주택난이 낳은 정치적 경고다. 그러나 분노가 크다는 사실이 급진적 처방의 정답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집값을 묶고 소유주를 바꾸는 일은 새 집을 짓는 일을 대신할 수 없다. 공급 없는 임대료 통제와 공공화 약속은 해결책이 아니라, 해결을 미루는 구호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