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석유류 물가 14.8% 상승…내수 감소에 정유업계 수출제한 완화 요청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네 차례 연속 동결했다. 9월 석유류 물가가 1년 전보다 14.8% 오르는 등 국민 부담이 여전한 만큼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을 4주 더 묶어두기로 했다. 국내 석유 소비가 줄면서 정유업계가 요청한 수출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해 물량 관리방안을 모색한다.
산업통상부는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할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10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16일 밝혔다.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정부는 6월 27일부터 적용한 7차 최고가격을 모든 유종에서 ℓ당 150원 인하한 뒤 8~10차 가격을 잇달아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네 차례 연속 같은 가격을 유지하게 됐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와 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판매가격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은 아니다.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3월 13일 시행한 이후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동결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여전히 높은 에너지 물가 부담이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석유시설 공격 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9달러, 두바이유는 107.0달러로 10차 최고가격 지정 당시와 마찬가지로 100달러대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휘발유가 배럴당 133달러, 경유가 170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둔화했지만,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석유류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 올라 국민 부담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 흐름과 서민 물가 부담, 석유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휘발유가 1.7%, 경유가 7.6% 줄었다.
9월에는 휘발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늘었지만 경유 판매량은 9.0% 감소해 두 유종의 합산 판매량은 3.7% 줄었다. 산업부는 휘발유 판매 증가가 지난해보다 짧아진 추석 연휴에 수요가 집중되고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이 진행된 영향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국내 소비가 줄면서 정유업계는 석유제품 수출제한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업계와 협의해 수출 물량 관리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10~11월 원유 도입 물량은 지난해 평균 수준 이상으로 확보해 원유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긴장이 지속되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민생 안정을 도모하면서 국내외 상황에 맞춰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