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버스 30일 첫차 멈추나…’2026년 서울 동일임금' 약속이 갈랐다

입력 2026-10-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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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29개사 상대 조정 신청… 23일 찬반투표·29일 최종 조정 사측 "민영제 임금 동결"…도 재정난에 본예산서 공공관리제 석달치 291억원 빠져

2026년 1월1일. 경기 버스기사의 임금을 서울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기로 노사정이 합의한 날짜다. 그로부터 열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약속 이행을 둘러싼 협상은 결렬됐다. 경기지역 버스노조는 30일 첫 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사용자 측 관계자들이 14일 제5차 중앙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사용자 측 관계자들이 14일 제5차 중앙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1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14일 사용자 측과 벌인 제5차 중앙단체교섭의 결렬을 선언하고, 도내 29개 버스업체를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냈다. 노조는 산하 지부를 총파업 준비 체제로 돌렸다.

일정은 빠듯하다. 노조는 15일 공고를 거쳐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조합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과반이 찬성하면 파업 요건을 갖춘다. 26일 지부 대표자·간부 파업 결의대회를 연 뒤, 조정 만료일인 29일 경기지노위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합의하지 못하면 30일 첫 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쟁점은 약속의 이행이다. 노조는 3년에 걸친 단계적 인상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2026년 1월1일부터 서울과 같은 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노사정 합의를 지키라고 요구한다. 노조에 따르면 월 22일 근무 기준 경기 버스 기사의 기본 임금은 지금도 서울보다 약 35만원 적다. 서울 버스의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격차가 60만원가량 벌어질 수 있다며 20%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근무 여건도 요구안에 올랐다. 노조는 전국 평균의 1.4배에 이르는 노동시간 단축과 무사고자 유급 포상제 도입, 전 조합원 독감 예방접종 등을 내걸었다.

사측은 경기도 재정 여건을 들어 민영제 노선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공공관리제(준공영제) 노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인상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관계자는 "경기도는 비상 재정을 운운하며 묵묵부답으로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사용자 측은 경기도 뒤에 숨어 민영제 노선 임금 동결과 준공영제 노선은 인상안조차 제시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 재정난에 막힌 협상

협상의 뒤편에는 경기도 재정이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월 5일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면서 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본예산에는 10~12월 석 달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비 291억원이 반영되지 않았다.

공공관리제는 2024년 1월 시작돼 2027년까지 도내 시내버스 6200여대를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용은 도가 30%, 시·군이 70%를 나눠 낸다. 시·군의 부담도 한계에 이르렀다. 의정부시는 불어난 공공관리제 분담금을 감당하려고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109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반영했다.

노조의 요구가 임금인상만이 아니라 공공관리제 재정구조와 맞물려 있는 이유다. 민영제 노선은 업체가, 공공관리제 노선은 도와 시·군의 재정이 임금인상 여력을 좌우한다.

규모는 지난해와 다르다. 올해 교섭은 KD운송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29개 업체 1만여명이 대상이다. KD운송그룹 계열사는 별도로 교섭하고 있다. 지난해 이 노조의 교섭에는 47개 업체 1만8000여명이 참여했다.

이기천 경기지역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특혜가 아니라 노사정이 약속한 합의의 이행이자 일터와 도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라며 “1만 조합원의 단결된 힘으로 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파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23일 찬반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고 29일 최종 조정까지 결렬돼야 30일 파업이 현실화한다. 노사는 조정 기간에도 교섭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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