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유통시장 판 바꿀 ‘AI커머스’ 대비를

입력 2026-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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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 오픈AI가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를 발표하면서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유통업계도 변화흐름을 주시하며 AI커머스 대응 준비에 분주하다. 이미 AI 기술은 생성형 AI를 넘어, 사용자가 지시한 목표를 대신 작업해 주는 AI 에이전트, 사용자 입장에서 결제 후 구매까지 이어지는 에이전틱 AI로 발전하고 있다.

포털·플랫폼·SNS에 영향 미쳐

유통업계에서는 AI 도입으로 이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유통시장 전체가 AI에 종속될 것에 공포감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도 유통산업에 혁신적인 신기술 도입과 시정 변화 예측이 맞지 않는 사례는 있었다. 네이버 포털이 검색엔진을 무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거라 예측했지만, 쿠팡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인해 1위를 빼앗겼다. 유튜브 등장으로 SNS와 유통시장을 구글이 장악할 거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여전히 건재하며 아마존은 전 세계 1위 유통기업으로 우뚝 서 있다. 이처럼 신기술이 등장한다고 시장의 판이 한 번에 바뀌는 건 아니며, 산업 내 구성 요인 간 경쟁과 맞대응 속에 질서가 재편된다.

AI 커머스 도입에 따라 유통시장의 주요 구성요소인 포털, 이커머스 플랫폼, SNS 3가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해 상품을 추천하는 AI 에이전트의 사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쇼핑의 시작을 어떤 툴을 사용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AI 에이전트 쇼핑이 늘어나면 국내 유통시장 기준으로 네이버가 해오던 포털의 쇼핑 검색 일을 대신하고 잠식한다는 점에서 포털에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경쟁의 관건은 소비자의 AI 기술 수용성이라 본다. 포털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포털 서비스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AI는 디지털 기술의 확장 모델로 플랫폼 형태이기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접근성이 좋다. 다만 우리가 고려해야 할 지점은 포털의 단어 검색과 달리 문장 형태로 입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긴 프롬프트를 입력하기는 어렵고, 대안인 음성은 익숙하지 않으며 주변 사람에 소음 피해를 주거나 나의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약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AI가 커머스 시장에 자리 잡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또 쿠팡과 네이버쇼핑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직접적 쇼핑이 줄어들어 이커머스 업체로선 플랫폼을 지킬지, 아니면 AI와 연동을 늘릴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우려스러운 건 이커머스 플랫폼 내 검색과 직접 구매가 줄면서 광고 수익 감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광고 수익에 의존도가 높은 오픈마켓은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SNS다. 유통시장에서 SNS 마케팅은 검색 쇼핑을 넘어 고객 유입과 구매 전환을 높이는 핵심 방안이다. SNS는 흥미롭고 자극적인 주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며 인플루언서의 팬덤까지 가지고 있다. SNS 마케팅은 감성적이고 관계적인 장점을 가지고 AI의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에 대응해 충동구매를 이끌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갈 길이 먼 것은 추천후 결제까지 해주는 에이전틱 AI다. 인공지능을 신뢰해 나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다 넘겨야 하는데,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까? 하루가 멀다고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개인 피해까지 일어나고 있어 확실한 보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안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AI 도입에 너무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어떻게 활용해 시장 내 우위를 점할지가 선행되는 전략이다. 유통업체나 제조사, 셀러 모두 AI 기술을 활용한 고객 유입 확대와 업무 효율 향상 2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통업체와 제조사는 인간을 설득하는 마케팅에 더해서, AI에게 선택을 받을 데이터 로직을 찾는 AI 마케팅도 준비해야 한다. 디자인과 감성, 느낌이 아닌 숫자와 순위, 텍스트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적 생각이 필요할 때다. 다음으로 업무 효율 향상은 단순 사무 업무와 물류시스템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운영 효율 향상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이익 확보 또한 중요한 전략이라 하겠다.

협업과 독자생존 … 전략선택 갈림길

현재 대중적으로 사용 중인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를 이용해 쇼핑 검색을 하면 아직은 상품을 추천하는 데 있어 정교함이 떨어진다. 우리가 주목할 건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AI가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은 맞지만, 유통 플랫폼을 넘어 유통 서비스 분야까지 장악할지, 아니면 기술 제공에 그칠지는 미지수다.

얼마 전 네이버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직접 AI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 발표하며 다른 행보를 보였다. 국내 1위 유통기업 쿠팡은 상품의 리뷰 분석, 상품 소개 등과 물류시스템 일부에 AI를 활용 중이다.

AI로 인해 안갯속인 유통시장에서 AI와 협업을 할지 아니면 독자생존할지, SNS 마케팅과 같은 제3의 방식을 선택할지에 따라 기업의 미래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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