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투기 무관한 상속농지·관행적 임대차, 조사로 처분 안 해” [종합]

입력 2026-10-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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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서 마을 이장 만나 후속조치 설명…연내 특별조치법·내년 농지법 개정 추진

이장들, 농지가 하락·이행강제금 우려…송 장관 “조사 때문에 가격 떨어진 것 아냐”

농지은행 매입 대상 확대·대기 해소 추진…임차농 보호·계약 절차 간소화도 검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번 농지 전수조사에 따른 처분 대상을 3대 투기 유형과 농업진흥지역 내 중대한 불법전용으로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상속농지와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차 등 투기와 무관한 일반적인 사안에는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 농지가 하락과 농지은행 이용 불편에 대한 호소가 이어지자 매입 대상 확대와 임대차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농지 조사를 둘러싼 현장의 우려와 궁금증을 듣고 정부의 대응 방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정부가 제시한 3대 투기 유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경우 △농업법인이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해 수익을 추구하는 경우 △농사를 짓지 않고 오로지 시세차익을 노려 지분만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농사를 짓게 하는 경우다.

여기에 농업진흥지역에서 야영장·야적장·공장 등 비농업용 시설을 무단 설치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중대한 불법전용을 포함했다. 정부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으면 종결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상속농지와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차, 종중·사찰 농지와 미등기 상속농지, 맹지·급경사지 등 투기와 무관한 일반적인 사안은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절차를 밟지 않도록 연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농업인이 희망하면 관행적인 임대차를 적법한 계약으로 바꾸고, 관계 법령상 설치할 수 있었지만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농업용 시설은 사후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성화를 신청하지 않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간담회에서는 이행강제금에 대한 농가의 불안이 드러났다. 하문규 백전면 이장협의회장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현실”이라며 농지를 살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걱정을 전했다.

송 장관은 투기와 무관한 일반적인 사안에는 “처분이 없기 때문에 이행강제금도 발생하지 않는다”며 맹지나 영농 조건이 불리한 농지, 고령으로 묵혀둔 땅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농지가 하락과 거래 위축을 둘러싼 문답도 오갔다. 전병영 서상면 이장협의회장은 사전 설명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안해했고 농지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도 막혔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요구했다. 송 장관이 불안이 해소됐는지 묻자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송 장관은 “농지 가격은 2021년 LH 사태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며 “올해 농지 조사 때문에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가격 하락 폭은 완화되고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게 송 장관의 설명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마을 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농지은행의 매입 기준과 처리 절차를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박윤섭 마천면 이장협의회장은 함양에는 길이 없는 맹지와 급경사지가 많아 농지은행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박정영 병곡면 이장협의회장도 고령 농업인들이 농지를 팔려고 내놔도 처리가 지연된다며 매입 대기 해소를 요청했다.

송 장관은 우량 농지 외에도 매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대기 물량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접수 순서뿐 아니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청년농·전업농의 영농 규모 확대에 유리한 농지를 먼저 매입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개인 간 임대차를 활성화해 실제 농사짓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이충희 유림면 이장협의회장은 농지 취득 시점과 상속·증여 여부에 따라 임대차 절차가 달라 불편하다며 다른 농업인이 실제로 농사를 짓는 경우 개인 간 임대차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장관은 “실경작자가 권리를 찾고 농사짓는 데 따른 혜택도 받도록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내년 농지법 개정을 추진해 임대차·휴경 허용 사유와 영농시설 허용 범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임차농 보호를 위해 계약기간·갱신제도를 보강할 계획이다.

농지은행 계약을 처리하려고 함양에서 거창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불편도 제기됐다. 송 장관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겠다고 답했다. 농식품부는 신분증 확인과 전산 연계를 통해 농지은행 계약부터 농업경영체 정보 변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농지은행의 매입·임대수탁·농지연금 기능을 확대해 고령농의 은퇴와 청년농·전업농의 영농 규모 확대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송 장관은 청년농의 기계화·규모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고령농이 노후에 편안하게 농업을 마무리하고 은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어디가 문제인지를 알아 제도를 고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농업인 한 분이라도 불안해하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설명하고,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초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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