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앨범에서 다 들으시면 돼요. 발라드, 댄스, 록, 알앤비(R&B)까지 다 넣어놨으니까요."
가수 남우현이 지난 10년의 음악을 두 번째 정규앨범 '투바이에잇(2X8)'에 모았다. 가장 자신 있는 발라드부터 눈과 귀를 함께 사로잡을 댄스곡, 팬들과 추억을 나눌 노래까지 총 16곡을 채웠다. 익숙한 장점을 다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보여줄 모습이 많다는 자신감을 담은 앨범이다.
오늘(14일) 정규 2집 '2X8' 발매에 앞서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남우현은 "정규 2집으로 인사드리게 돼 설렌다.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 1년간 준비한 이번 앨범은 이름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데 공을 들였다.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뜻하는 숫자 '2', 눕히면 인피니트를 떠올리게 하는 무한대 기호가 되는 '8', 두 숫자를 곱하면 나오는 '16'에 그룹 활동의 시간을 연결했다.
남우현은 "앨범 이름에도 이야기와 서사를 담고 싶었다"며 "연관되는 것들을 많이 넣어서 재미를 높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룹으로 보낸 16년과 솔로로 쌓아온 10년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질문에도 "'2X8'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의미가 다 담겨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6곡으로 앨범을 가득 채운 이유 역시 솔로 10주년과 맞닿아 있다. 남우현은 "팬 여러분께 질감 있는 음악을 제대로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적 폭이 굉장히 넓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지난 10년 동안 해온 음악적인 색깔을 다 넣어보고 싶더라"고 설명했다.

전곡의 작사·작곡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앨범 전반을 이끌었다. 미리 써둔 곡이 많아 16곡을 채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사를 거듭 수정하는 과정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제작 기간이 길다 보니 고독함과 외로움을 즐기면서 작업했다"며 "완성도 있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남우현이 지난 10년간 무엇을 해왔는가'였다.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라는 인식 너머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남우현은 "대중은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발라드를 부르고 좋은 평가를 받아 노래를 잘한다는 인식은 있겠지만, 춤을 추는지, 록이나 R&B를 하는지는 모를 수 있다"며 "한 가지 장르만 하는 가수가 아니라 웬만한 장르는 다 잘하는, 만능 같은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런 욕심은 이미 공연에서도 드러났다. 앞선 콘서트에서는 하루는 댄스 무대로, 다른 하루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발라드 무대로 구성하기도 했다. 양일 다른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약 50곡을 연습해야 했다. 그는 "예산 문제도 있고 연습도 쉽지 않아 무리한 감이 있었지만 관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했다"며 "양일이 달라서 재미있었다는 후기가 많았다. 나중에 또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역시 한 장 안에서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타이틀곡 '데빌(DEVIL)'은 그 폭을 보여주는 선택이다. 처음에는 학창 시절의 아련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 '뷰(View)'도 타이틀 후보였다. 그러나 곡과 가사, 뮤직비디오, 퍼포먼스가 구체화되면서 '데빌'에 무게가 실렸다.
남우현은 "가장 잘하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음악도 발라드"라면서도 "회사와 멤버들이 투표했을 때 거의 만장일치로 '데빌'이 나왔다. 눈과 귀를 가장 즐겁게 할 곡을 생각했을 때 '데빌'이 압도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데빌'에는 남우현의 별명인 '나무'에서 확장한 이야기도 담았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사과나무와 변화의 과정은 무대 위 안무로도 이어진다. 그는 손동작과 브릿지 안무 등에 직접 참여해 곡의 이야기를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여기엔 뮤지컬 경험도 도움이 됐다. 남우현은 "뮤지컬 이후 무대에서 연기하는 폭이 넓어졌다"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기보다 이야기가 천천히 증폭되는 과정을 그린다. '데빌'도 처음에는 심플하고 댄디하게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완전히 증폭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예고했다.

멤버들의 반응은 자신감을 더했다. 그는 "굉장히 솔직한 친구들인데 '생각보다 너무 멋있다', '춤을 이렇게 잘 췄었나'라고 해줬다"며 "실제로 춤도 많이 늘었다. 자신 있게 연습한 만큼 멋진 퍼포먼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도 속에서도 음악의 중심에는 인피니트와 팬들이 있다. 멤버들이 참여한 '소년소녀 (Feat. 인피니트)'는 공연장에서 팬들을 바라보며 얻은 영감에서 시작됐다.
남우현은 "팬들을 보면 저도 소년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팬들도 인피니트 공연을 보며 그 시절의 추억을 나누는 것 아니냐"며 "돌아보면 가장 찬란했던 청춘이 인피니트였다. 그 시간을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곡을 만들며 가장 먼저 떠올린 것도 멤버들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목소리와 멤버들의 목소리, 공연장에서 함께 노래할 팬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는 "제가 솔로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피니트라는 팀과 팬 여러분"이라며 "다 같이 부르는 파트는 공연장에서 팬들이 불러주셨으면 한다. 세 겹의 합창을 상상하면서 울면서 곡을 썼고, 노래를 들으면서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10년 전의 음악도 새롭게 꺼냈다. 첫 솔로 앨범의 히든 트랙이었던 '에브리데이(EVERYDAY)'를 다시 편곡하고 녹음해 수록했다. 당시 함께 작업한 고(故) 제이윤의 이름도 크레디트에 올렸다. 남우현은 "제 작곡 스승이자 음악적으로 좋은 영감을 주셨던 분"이라며 "첫 앨범을 함께 만들었고, 10주년 앨범도 함께하고 싶은 의미를 담았다"고 부연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망설임 없이 마지막 트랙인 '나무'를 꼽았다. 지친 하루 끝에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건네주는 발라드곡으로, 오랜 시간 단단하게 자라난 나무처럼 힘들 때 언제든 기대어 쉴 수 있는 든든한 쉼터가 되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오래도록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나무는 수백 년, 1000년을 살기도 하지 않나. 제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이 노래는 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며 "음악은 평생 남는 만큼 오랜 세월 많은 분께 울려 퍼지고, 저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솔로 데뷔곡 '끄덕끄덕'을 발표했던 때와 비교하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자신의 음악을 이끄는 힘이다. 남우현은 "그때도 프로듀싱을 했지만 전곡의 작사·작곡·편곡까지 할 정도의 능력은 없었다"며 "지금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다음 10년의 목표에는 더 큰 공연장이 있다. 인피니트로 섰던 KSPO 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솔로 콘서트를 여는 꿈이다.
그는 "단칸방에서 시작해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은 욕심처럼 저도 더 큰 공연장에서 솔로 공연을 해보고 싶다"며 "KSPO 돔에 솔로로 가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 그 무대가 주는 압도감을 잊을 수 없다. 다음 달 투어를 시작하는데, 팬분들과 함께 이사 가보고 싶다"고 웃었다.
10년을 돌아보는 남우현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를 향해 있다. 그는 "아티스트가 제자리걸음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라며 "'이만큼 성장했구나', '아직도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앨범을 전곡 다 프로듀싱 할 수 있고, 다양한 장르를 다 잘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공연장에 오셔서 다양한 무대를 보시면서 공연을 즐겨 주시면 더욱더 저에 대한 매력이 증폭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남우현의 정규 2집 '2X8'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발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