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먹통 경고에도 뚫렸다”…교육부 산하기관, 관리 부실·기관장 해임 공방 [국감]

입력 2026-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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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장애 당일 접수 집중 경고…3년간 교육부 실태점검 없어
동북아역사재단·교육시설안전원 해임 논란에 기관 통폐합까지 쟁점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기 전 대입 원서접수 대행업체에 접수 폭주 가능성을 알리는 사전 경고가 전달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관리·감독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의 2주 차 국정감사에서는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관리 부실을 비롯해 교육부 산하기관장 해임 추진 과정과 공공기관 통폐합 논란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12일 국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위는 이날 대교협과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등 교육부 유관기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최대 쟁점은 지난달 11일 발생한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 사태다. 특히 대교협이 장애 발생 당일 원서접수 대행업체에 접수 집중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고 예방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교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교협은 장애 당일 오전 11시 31분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에 이메일을 보내 원서접수 마감 시간대 접수 건수가 집중될 가능성을 알렸다.

대교협은 당시 회원가입과 공통원서 작성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적다는 점을 근거로 마감 직전 접수와 연계 건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을 요청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일부 대학의 원서접수 마감 시간이 연장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원서접수 시스템의 관리·감독 부실 정황도 드러났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교협의 표준 공통원서 접수 시스템 운영 예산은 6억3900만원으로 전년보다 34.4% 감소했다.

대교협은 원서접수 서비스 장애를 최고 수준인 1등급으로 분류하면서도 구체적인 후속 대응 기준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대응 모의훈련에서도 대학 선택과 결제 등을 포함한 대행업체 자체 시스템에 대한 훈련은 빠졌다.

국감에는 성윤석 유웨이어플라이 대표와 실무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여야 의원들은 장애 발생 원인과 사전 대응 체계, 피해 수험생 구제 기준, 경쟁률 공개 이후 추가 접수에 따른 공정성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입부터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 원서접수 체계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 운영 주체 변경만으로 장애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이뤄질 전망이다.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등 산하기관장 해임 추진 과정도 주요 쟁점이다.

교육부는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사업계획과 예산서에 포함되지 않은 울릉도·독도 답사와 수요포럼에 각각 2777만9500원, 1238만1550원을 목적 외 집행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8월 21일 박 이사장의 직무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교육부의 해임 추진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과 해임건의 절차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허성우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이사장의 해외연수와 해임 추진 과정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허 이사장은 핀란드·에스토니아 연수에 동행하면서 항공료와 수행 인력 여비 등 약 16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일정 중 일부에만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출장의 적절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허 이사장의 해임을 추진하면서 안전원 이사들을 직접 찾아가 이사회 소집 요구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사실도 확인돼 절차적 적절성을 둘러싼 질의가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 통폐합 방안 역시 쟁점이다.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을 통합해 가칭 '한국학역사고전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재단 연구진은 역사·영토 현안 대응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연구재단의 개인정보 관리 부실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연구재단은 연구자 등 약 12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과징금 7억3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국감이 개별 기관의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부의 산하기관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수시 원서접수는 수험생의 진학 기회와 직결되는 국가적 성격의 업무인데도 사실상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긴 채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며 "사전 경고까지 있었던 만큼 단순한 전산 장애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육부와 대교협, 대행업체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하기관장 해임이나 기관 통폐합 역시 정치적 논란을 넘어 객관적인 근거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며 "이번 국감에서는 책임 추궁뿐 아니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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