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격변의 시대, ‘미래지향적 스마트 기업’의 조건

입력 2026-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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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교수의 ‘AI 시대 강점기반 경영’②

이상문 이투데이 사람중심경험연구소(HXI) 고문,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학교 석좌교수

이투데이 사람중심경험연구소(HXI) 출범을 맞아 고문을 맡은 세계적 강점기반 경영 석학 이상문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의 특별기고 'AI 시대 강점기반 경영'을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칼럼은 HXI가 지향하는 사람중심경영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하며 매주 수요일 게재됩니다.
〈연재 순서〉
① AI 시대, 경영의 해답은 '사람의 강점'에 있다
② 끊임없는 격변, '미래지향적 스마트 기업'의 조건
③ 사람과 생태계, AI 시대 새로운 가치의 원천
④ 낙관과 두려움 사이, AI의 방향은 경영이 정한다

끊임없는 격변의 새로운 환경

경영 환경은 늘 변해 왔고, 때로는 파괴적인 변화를 겪어 왔다. 오늘날이 다른 점은 이러한 변화가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 지속가능성 문제, 인구 구조의 변화, 도시화 추세, 지정학적 갈등과 같은 메가트렌드의 물결은 시장을 점점 더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메가트렌드 자체도 갈수록 빠르게 진화하면서 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따라서 어제의 안정적인 조건에 맞추어 설계된 기업은 성공은커녕 생존조차 어렵다. 기업은 변화를 예측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혁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스마트 기업(Future-smart Firm)'이 되어야 한다.

AI는 이러한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기술만으로 기업이 미래에 대비할 수는 없다. 경영의 핵심 과제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인간의 상상력, 판단력, 도덕적 책임감과 조화롭게 결합하는 일이다. 인간의 강점을 외면한 채 AI 도입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더 빠르게 움직일 수는 있어도 더 현명하게 판단하지는 못한다. 미래지향적 기업은 AI로 사람의 역량을 키우고, 혁신으로 삶의 질을 높인다.

조직에는 언제나 효율성, 건전한 관리, 인간 동기에 대한 이해, 그리고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이러한 역량은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환경은 경영에 새로운 요구와 과제를 던지고 있다. 기업은 변화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쇄신하고 재창조해야 한다. 오늘 성공한 전략도 기술, 시장, 제도, 사회적 기대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얽히면서 금세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의 격동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확장된 글로벌 공급망은 막대한 가치를 창출했지만, 동시에 혼란을 여러 산업과 국가로 퍼뜨리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지정학적 경쟁, 지역화, 기후 관련 충격, 국가별 우선순위의 변화 등으로 인해 조직은 이제 효율성과 회복탄력성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동시에 고령화 사회, 이민, 원격 근무, 그리고 젊은 세대의 달라진 기대는 기업을 이루는 인적 기반을 바꾸고 있다.

따라서 경영자에게는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ies), 즉 여건이 바뀌어도 민첩하고 유연하게, 회복탄력성과 적응력을 갖추고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은 비상 계획만으로 생기지 않으며, 조직의 학습 능력과 혁신 역량에서 비롯된다. 혁신은 더 이상 연구개발 부서의 특별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제 혁신은 기업 전체가 생존하고, 스스로를 쇄신하며, 변화하는 사회에 기여하는 핵심 수단이다.

무엇이 기업을 미래지향적으로 만드는가

‘스마트’라는 단어는 기술, 제품, 주택, 공장, 도시, 심지어 국가를 수식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일반적으로 센서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반응한다는 뜻에 그친다. 그러나 미래지향적 스마트 기업의 ‘스마트’에는 더 폭넓은 정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업은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고, 경계를 넘어 지식을 연결하며, 정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미래가 전개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기업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첫째, 변화를 일시적 교란이 아니라 상시적인 상태로 받아들인다. 둘째, 데이터로부터 배우되 데이터가 모든 중요한 질문에 답해 준다고 믿지는 않는다. 셋째, 가치사슬을 상호 연결된 시스템으로 조율한다. 넷째, 조직을 고립된 기계로 보지 않고 파트너,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혁신을 도입한 기술이나 처리한 제품의 양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창출한 가치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디지털 전환의 성격도 바꾼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혁신에는 대개 프로세스 재구성, 시스템 도입, 시장 진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추가적인 고객 가치 창출처럼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는 종착점이 없다. 디지털 기술이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AI도 한 번 도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새로운 도구를 평가해 유용한 것은 통합하고, 해롭거나 주의를 흩뜨리는 것은 걸러내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 기술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새로운 강점을 키워 가는 과정에 맞춰 업무를 계속 재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은 미래에 대한 책임도 뜻한다. 조직은 지능(Intelligence)을 고객 착취, 비용의 사회 전가, 권력 집중에 쓸 수도 있다. 이러한 조직은 기술적으로는 정교할지 모르나, 경영학적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스마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능은 사회에 이로운 목적을 위해 쓰여야 한다. 기업은 선한 일을 하면서 성공해야 하며, 소유주를 위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는 고객, 직원, 파트너, 지역사회, 자연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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