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모·벤처 투자 100조 넘었다…4년 만에 두 배

입력 2026-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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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중 43.7%로 최대…5년 연평균 수익률 16.01%
IPO·M&A 주춤세에 세컨더리 확대…카브아웃·승계 부상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사모·벤처 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50조원에 못 미쳤던 투자 규모가 4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장기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웃돌면서 사모투자는 국민연금 대체투자의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 잡았다.

9일 국민연금의 ‘2025 국민연금 기금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연금 사모·벤처 투자액은 10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90조6000억원보다 11조원 늘어난 규모다. 2021년 49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동안 52조3000억원 증가해 두 배를 넘어섰다.

국민연금 사모·벤처 투자는 전체 대체투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 대체투자 자산은 23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사모·벤처가 43.7%를 차지했고, 부동산 28.3%, 인프라 26.4%, 기타 1.6% 순이었다. 사모·벤처 투자액만 놓고 보면 전체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의 7.0%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2002년 국내 벤처투자를 시작으로 사모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투자 영역을 넓혀 2016년 해외 헤지펀드, 2019년 해외 사모대출 투자에 나서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사모·벤처 투자 확대 배경에는 장기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국민연금 사모·벤처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7.60%를 기록했다. 2024년 21.62%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지만, 최근 5년(2021~202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6.01%에 달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 수익률 14.29%를 1.72%포인트 웃돈다.

국민연금의 다른 대체자산과 비교해도 사모·벤처의 장기 성과가 두드러진다.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은 사모·벤처가 16.01%로 인프라 13.90%, 부동산 7.81%를 앞섰다. 국민연금은 사모주식 투자기업의 양호한 실적과 사모대출에서 발생한 안정적인 이자·배당 수익 등이 장기 성과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사모투자 시장 투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글로벌 사모투자 시장에서 우량 기업과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모집이 이뤄진 가운데 IPO와 M&A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세컨더리(Secondary)를 활용한 거래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펀드나 포트폴리오 자산의 지분을 다른 투자자가 인수하는 세컨더리 거래가 회수 수단으로 부각된 셈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과 중견기업의 승계 수요가 새로운 투자 기회로 떠올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사모투자 시장에서 대기업 카브아웃과 중견기업 승계 수요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가 증가했으며 M&A 거래 규모도 전년보다 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연금 사모투자의 무게중심은 해외에 쏠려 있다. 사모투자 지역별 투자잔액은 글로벌 전략이 35.3%로 가장 크고 북미 27.4%, 유럽 17.8%, 국내 13.5%, 아시아 5.9% 순이다. 전체 대체투자에서도 해외 자산은 208조2000억원으로 89.5%를 차지한 반면 국내는 24조4000억원으로 10.5%에 그쳤다.

국민연금이 사모·벤처 투자 규모를 100조원 이상으로 키운 가운데 향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둘러싼 출자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통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뿐 아니라 세컨더리와 사모대출, 기업승계와 카브아웃 등으로 투자 전략이 다변화하면서 국민연금 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운용사들의 트랙레코드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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