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A 월화드라마 ‘신병4 : 사보타주’의 최종회 방송을 하루 앞둔 28일, 민진기 감독과 윤기영 작가가 서울 종로구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시즌을 거듭하며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두 사람에게 ‘신병4’는 또 다른 긴장과 고민의 연속이었다. 같은 ‘군대’라는 공간에서 더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야 했고, 오래 함께한 인물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민 감독은 시즌을 마칠 때마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번에도 배우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전 시즌과 다른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줘 다행이라는 것이다. 그는 “배우들이 치열하게 잘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윤 작가 역시 시즌제 작품을 이어가는 데 걱정이 많았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 다행이고, 재미있게 봐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즌4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데 대해 민 감독은 지난 세 시즌 동안 쌓인 팬들의 힘을 꼽았다. 채널과 플랫폼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방송 전 팝업스토어 등 홍보에 힘쓴 점에도 감사를 표했다. 동시에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 이야기의 구조를 치밀하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회차를 꼭 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방송이 끝나는 순간 이야기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인물과 에피소드가 계속 회자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익숙한 신화부대를 지키면서도 그 안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시즌4에는 부대 밖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늘었고, 배우 한가인이 출연한 에피소드와 해병대 에피소드 등 새로운 시도도 담겼다. 민 감독은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그동안 구상했던 이야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신화부대 밖으로 무대를 넓혀도 시청자들이 ‘신병’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민 감독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것은 해병대 에피소드다. 육군을 중심으로 전개돼온 작품에 새로운 인물들을 더하는 일은 모험이었다. 이미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상황이어서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육군과 해병대가 함께하고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좋게 봤다는 시청자 반응을 접하며 의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다룰 때에는 더 신중했다. 윤 작가는 병사들의 단체 외박 중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구상하며 양구 군인 폭행 사건 등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정 대상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보다 병사들이 부대 밖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려 했다는 설명이다. 민 감독도 실제 사건을 기억하고 분노하는 현역과 예비역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이 놓지 않은 것은 ‘신병’의 웃음이었다. 민 감독은 “‘신병’은 재미있어야 하고 코미디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방향성”이라며 “드라마 안에서라도 현실과 다른 해피엔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작가가 코미디를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한 원칙은 “불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낯설 수 있는 이야기인 만큼, 여러 세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장면을 넣으려 했다. 그는 “조금 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며 사회적 이슈를 살피는 일 역시 집필 과정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민 감독은 좋은 간부를 그리는 데에도 마음을 썼다. 중대장과 대대장이 처음에는 의심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병사들을 이끄는 ‘좋은 어른’으로 드러나는 이유다. 그는 “드라마에서는 좋은 어른, 좋은 간부를 그리고 싶었다”며 “어디엔가 한 명쯤 있을 것 같지만 정작 내 옆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인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배우 이현균과 오대환이 인물의 속내를 쉽게 짐작할 수 없게 표현해준 점에도 신뢰를 보냈다.

작품이 네 시즌을 이어오는 동안 가장 오래 쌓인 것은 배우들과의 시간이었다. 민 감독은 2021년 시즌1을 준비할 당시 원작 애니메이션 속 인물과의 닮은 점에 주목해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신병’으로 데뷔한 배우들이 시즌을 거듭하며 다른 작품에도 출연하고 경력을 쌓는 모습은 그에게 각별했다. 그는 배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모자란 아들이 잘돼 가는 걸 보는 것처럼 뿌듯하다”고 했다.
종영을 앞두고 두 사람의 시선은 다음 이야기로 향했다. 민 감독은 시즌제 작품은 후속 제작을 미리 보장받을 수 없기에 이번에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시즌4에는 12회 동안 이야기를 이끌 수 있는 작품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즌5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마지막 회에 우리가 그리는 다음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며 “최종회에서 그 단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후속 시즌 제작이 확정됐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최종회 시청률 5% 돌파를 바랐다. 하지만 숫자보다 오래 남기를 바라는 것은 작품이 전한 감정이었다. 민 감독은 ‘신병’이 “월요병을 달래주는 맥주 한 잔 같은 위로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작가는 “즐겁고 따뜻한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 감독은 작품을 아껴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이제는 저희나 작가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청자들의 이야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