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 따라 ‘AI 접근권’ 갈렸다…전면 지원부터 미지원까지 '천차만별' [AI 新계급사회]

입력 2026-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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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대·거점국립대 24곳 조사…14곳은 학생 포함 구성원에 AI 지원
나머지는 도입 추진·제한 지원·미지원…“대학 투자 차이가 학습격차로”

▲대학별 생성형AI 지원 현황 (본지 취합)
▲대학별 생성형AI 지원 현황 (본지 취합)

대학생의 학업과 연구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소속 학교에 따라 AI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여러 생성형 AI를 학교 지원으로 자유롭게 활용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유료 AI를 이용하려면 구독료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의 AI 투자 격차가 학생들의 ‘AI 접근권’과 학습 경험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5일 본지가 주요 대학 15곳과 지역 거점국립대 9곳 등 총 24곳의 생성형 AI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학생을 포함한 구성원에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학은 14곳으로 파악됐다.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와 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 등이다. 한국외대와 경북대는 학생을 포함한 구성원 대상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중앙대는 현재 학생 대상 지원은 없지만 오는 11월부터 교원을 대상으로 유료 AI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별도의 유료 AI 구독료 지원 없이 라이너(Liner)와의 협약을 통해 일부 기능을 제공한다. 강원대·제주대·충북대는 현재 학생 대상 유료 생성형 AI 구독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지원 대학에서는 단순히 챗GPT 하나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여러 생성형 AI를 골라 쓸 수 있는 ‘멀티 LLM’이나 대학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경희대는 자체 플랫폼 ‘ChatKHU(챗쿠)’를 통해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매월 4000크레딧을 지급한다. 교직원에게는 월 1만크레딧을 제공하며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여러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특정 학과나 선발 학생에 한정하지 않고 재학 중인 학생 전체가 대상이다.

고려대도 9월부터 서울캠퍼스 전체 구성원에게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30종 이상의 AI 모델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LL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재학생과 교직원 등 전 구성원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KingoGPT’를 운영하고 있다. 전남대는 학생과 교직원 전체에 챗GPT·제미나이·클로드·퍼플렉시티 등 8종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관련 예산은 약 8억원이다. 전북대 역시 전체 구성원이 14종, 38개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대로 대학 차원의 지원이 없거나 제한적인 경우 유료 생성형 AI를 이용하려는 학생은 개인적으로 구독료를 부담해야 한다.

강원대는 지난 4월 교육부 조사 당시에도 미지원이었으며 9월 현재까지 별도 구독 지원이 없다. 충북대 역시 유료 생성형 AI 구독을 지원하지 않고 학사·대학생활 정보 등을 검색하는 자체 AI 챗봇만 운영하고 있다. 제주대도 현재 지원하지 않지만 연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별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생성형 AI 도입에 필요한 재원과 대학별 AI 투자 우선순위, 계약 방식의 차이 등이 있다. 대학이 개별 학생에게 월 구독료를 지급하는 방식보다는 기업용 AI 이용권이나 대규모 토큰·크레딧을 일괄 구매해 구성원에게 배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원 범위를 전교생으로 넓히고 여러 AI 모델을 제공할수록 대학이 감당해야 할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원 구조 자체가 1인당 얼마를 지원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학이 기업용을 단체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패킷을 몇만 개, 몇십만 개씩 구매해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풀어놓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생성형 AI가 과제 작성뿐 아니라 논문 검색·요약, 번역, 코딩, 자료 분석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대학의 지원 여부가 학생 개인의 비용 부담을 넘어 학습 경험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희대에서 대학 지원으로 생성형 AI를 이용하고 있는 한 학생은 “학교 계정으로 여러 유료 AI를 사용할 수 있어 과제·논문 검색 등 도움을 받고 있다”며 “개인 구독료 부담도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유료 AI 구독을 지원하지 않는 대학의 한 학생은 “무료 버전에 비해 (유료 버전은) 학습 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과제나 자료조사를 위해 유료 버전을 개인적으로 월 구독료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대학별 AI 활용 환경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 교육부는 내년 ‘대학생 AI 공동구독 지원’ 사업에 2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대학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AI 서비스 공동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원하고 국고와 대학이 각각 50%씩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핵심은 학습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며 “대학별 여건에 따른 AI 활용 기회의 차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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