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농지 세제 주거생활 흔들어
땀흘려 축적한 부의 가치 지켜져야

올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그런 더위에서 한 농부가 애써 가꿔 수확한 농작물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가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농부는 그 사람과 크게 다투고 목숨을 건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농부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농부가 그의 노동으로 얻은 농작물을 가지지 못하고 그의 뜻대로 운영하고 처분할 수 없다면, 그는 자유인이 아니라 노예다. 또 남이 노동하여 얻은 생산물을 아무나 빼앗아 가는 사회에는 평화가 없고 분쟁만 가득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그런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유 재산은 개인의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밑바탕이 된다. “잘 처진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라는 하이에크의 말은 한 사회의 운행에서 사유 재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들이 애써 일하는 이유는 그렇게 얻은 생산물이 자기 것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즉 자기의 재산이 보호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남의 재산을 약탈하는 행위는 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런 약탈 행위는 서로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터득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재산을 존중하는 호혜의 도덕과 법이 생겨 발전하면서 대체로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정부는 합법적 강제력으로 질서를 어기는 사람들을 계도하고 처벌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런가 하면 정부의 강제력이 질서 유지의 한계를 넘어 개인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위협하는 흉기가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해 왔다. 지금 한국의 사정도 그러하다. 최근의 부동산 및 농지 관련 세제 개편과 각종 규제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은 처음의 주택 가격 하락 목적이 투기 근절 명분으로 바뀌고, 감당할 수 없는 세금을 예고하면서 모든 사람의 주거 생활을 흔들고 있다. 각 개인이 가진 주택이라는 사유 재산의 소유·운영·처분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함으로써 사람들이 원하지 않은 주거 형태와 거주지를 강제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금의 주택 가격 상승은 그동안 풀린 돈과 잘못된 주택 정책 때문이라는 사실은 반성하지 않고, 잡을 이유도 없는 투기를 잡는다고 그런 대로 잘살고 있는 애먼 사람들만 괴롭히게 생겼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사람들이 사는 집의 크기와 장소 등을 정부가 임의로 배정하는 사회주의 국가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미 누더기가 되어버린 개정안은 모두 폐기하고 주택 소유와 주거 이전의 자유를 확장하는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 자경(自耕)하지 않은 농지에 대해서는 매각 이행 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시 감정가와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를 매년 이행 강제금으로 매기는 농지법도 마찬가지다. 농지는 실제로 매매가 잘 안 되는데, 그런 농지의 매각과 위탁 영농은 모두 농지은행을 통해야 하므로 농지는 사실상 국가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 그런데 농촌 문제는 정작 투기가 아니고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있다.
경자유전 원칙을 버리면 크고 작은 농기업(農企業)이 생기고 농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경할 수 없는 농지는 농기업에 매각하거나 농지를 출자하여 주주가 될 수도 있다. 즉 농지 소유를 폭넓게 허용하여 소유와 경영의 합리화를 기할 수 있다. 또 농기업이 설립되면 농업 종사자들이 꼭 농촌에 거주해야 할 필요도 대폭 줄어든다. 주변의 밀집된 대·중 도시에 거주하고 출퇴근하면서 농사일을 할 수 있으므로 의료와 자녀 교육 문제도 한결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소수의 사람이 흩어져 사는 각 지역에 인구 밀집 지역과 같은 규모의 병원과 학교를 갖출 수는 없다.
자유 사회와 억압된 사회를 가르는 기준은 사유 재산 제도의 유무다. 정부가 개인의 사유 재산을 아주 심하게 침해하는 지금의 정황은 한국이 사회주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사회주의 사회에는 사유 재산이 없으므로 자유와 평화와 정의의 바탕이 되는 도덕과 (법치의) 법이 있을 수 없다. 땀 흘려 축적한 부는 (왜곡된)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베짱이들의 배를 불리면서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AI 기술 발전을 핑계 삼은 ‘기본소득’과 대부분 수당 및 보조금이 그런 것들이다.
국민이 세금을 내고 국가의 보존에 헌신하는 이유는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런 믿음을 배신하고 도리어 개인의 삶을 파괴할 때, 모든 개인은 아주 정당하게 저항권을 행사해야 하고 또 행사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