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를 고도화하고 있다면, 로봇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모터와 액추에이터다. 그리고 이들 구동부의 소형화와 높은 출력 밀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로 네오디뮴철붕소(NdFeB) 영구자석이 꼽힌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진입할 경우 희토류 자석이 새로운 공급망 병목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자석용 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련의 91%를 차지했다. 특히 네오디뮴철붕소(NdFeB)를 포함한 소결 영구자석 생산에서는 중국의 비중이 94%에 달했다. 희토류를 채굴한 뒤 정련하고 실제 자석으로 제조하는 핵심 과정 대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수십 개의 모터와 액추에이터를 필요로 한다. 팔과 다리뿐 아니라 손가락과 관절을 정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도 고성능 모터가 필요하다. NdFeB 자석은 높은 자력과 에너지 밀도를 바탕으로 모터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 휴머노이드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 전망도 수요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희토류 전문 시장조사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로봇 산업이 2040년까지 NdFeB 영구자석의 주요 수요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제조·물류 현장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석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공급망이다. 2025년 중국이 일부 희토류와 관련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 특정 국가에 집중된 공급망의 위험성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드러났다. IEA는 당시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공급 차질로 미국과 유럽 등의 일부 자동차 업체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로봇 산업에서도 중국 이외의 희토류 자석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단순히 희토류 원료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련과 합금, 소결, 가공까지 이어지는 자석 제조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성림첨단산업이 대구 현풍에 연간 1000톤 규모의 Nd-Fe-B 소결 영구자석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시설을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시설로 발표했다.
다만 국내에서 자석을 생산한다고 해서 원료까지 완전히 국산화된 것은 아니다. 네오디뮴 등 핵심 희토류 원료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조달망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확대될 경우 AI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모터와 자석 등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도 주요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