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웃 시장 밸류에이션 격차에 주춤…유동성 공급형 투자 부상
캠코, 올해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 미정…민간 역할 확대 주목

국내 상장사 4곳 중 1곳 이상이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정도로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구조조정 시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통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시장이 매도·매수자 간 밸류에이션 눈높이 격차로 위축된 반면, 유동성 위기 기업에 실탄을 수혈하고 체질 개선을 돕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존재감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은 27.6%로 집계됐다. 2017년 11.7% 대비 10년도 안 돼 15.9%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한계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기업을 뜻한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이 맞물리며 한계기업의 부실은 단순 유동성 부족을 넘어 사업 경쟁력 약화로 번졌다. 이에,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사전적·사후적 사업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할 수 있는 전문 하우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구조조정 투자는 회생기업이나 재무 위기 기업에 유동성을 우선 공급한 뒤, 채무조정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수단이 회생기업에 긴급 자금을 공급하는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다. 여기에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같은 메자닌을 비롯해 다양한 구조화 기법이 결합된다.
실제 큐리어스파트너스 등 트랙레코드가 검증된 특화 하우스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최근 홈플러스 회생절차 과정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보증을 확보한 600억원 규모의 DIP금융을 제공했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660억원을 상환하는 구조로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장 내 구조조정 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정책 출자는 멈춰 설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 기업구조혁신펀드 신규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위한 정기 출자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캠코 관계자는 "올해 신규 출자사업은 예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캠코는 지난해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를 통해 총 3000억원을 출자했다. 멜론파트너스·연합자산관리(유암코) 컨소시엄에 1500억원, 에버베스트파트너스·우리벤처파트너스, KB증권·NH투자증권, SKS크레딧에 각각 500억원씩 출자했다. 하지만, 올해 정책금융 마중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구조조정 시장에서 민간 PEF와 금융기관이 감당해야 할 펀딩 및 구조조정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바이아웃 거래가 정체된 상황에서 재무 위기 기업을 진단하고 정상화까지 완주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하우스에는 지금이 가장 큰 기회"라며 "정책 앵커 출자가 멈춘 만큼, 이미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자금)와 투자 역량을 입증한 특화 PEF를 중심으로 시장의 자금과 딜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