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가 등록금까지 공짜면…” 지역 사립대 신입생 모집 ‘비상’

입력 2026-09-01 12:19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립대와 지원자층 겹치는 지역 사립대 타격 우려
등록금 ‘0원’이어도 64% “안 간다”…종로학원 설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8월 28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앞서 정부에 지역 사립대 학생에 대한 국립대 수준의 장학금 지원과 국·사립대학 간 균형 있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총협)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8월 28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앞서 정부에 지역 사립대 학생에 대한 국립대 수준의 장학금 지원과 국·사립대학 간 균형 있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총협)

정부가 내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 6만명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하면서 지역 사립대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방국립대가 ‘등록금 0원’이라는 경쟁력까지 갖추면 지원자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특히 지방국립대와 입시 성적대와 지원자층이 겹치는 중위권 지역 사립대일수록 지방 국립대 무상 등록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민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인제대 총장)은 “국립대와 사립대라는 대학 설립 유형에 따라 학생들의 장학금 혜택을 달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며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고 동일하게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인데도 사립대에 진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선별적인 지원을 받게 되면 학생들이 정책 단계부터 차별받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사립대에도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내년 지역인재장학금에 1150억원을 투입해 사립대 지원 대상을 기존 4000명에서 1만명으로 2.5배 늘린다. 그러나 지방국립대 신입생 6만명이 사실상 모두 등록금 지원 대상이 되는 것과 비교하면 지원 방식과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사립대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사립대들은 장학금 확대만으로 지방국립대와의 학생 유치 경쟁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상쇄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지방국립대의 선호도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사립대부터 충원율이 떨어지고, 등록금 수입 감소와 대학 재정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역 사립대들은 재정지원 확대와 함께 규제 완화도 요구하고 있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은 “국립대와 동일한 수준의 재정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사립대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대학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총장은 “지방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적 필요성과 별개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특정 대학군의 학생 유치 여건만 크게 개선할 경우 주변 사립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국립대 육성과 사립대 구조개혁·경쟁력 강화 정책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한편,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만으로 수도권 쏠림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수험생과 학부모 10명 중 6명 이상은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더라도 지방국립대에 진학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종로학원이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수험생과 학부모 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더라도 지방국립대에 진학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3.9%에 달했다. 등록금이 면제되면 지방국립대에 다니겠다는 응답은 13.5%에 그쳤다.

지방국립대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이유도 등록금보다는 지역과 대학의 경쟁력에 집중됐다. 진학 의향이 없는 응답자의 54.9%는 ‘지방에 가기(남기) 싫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수도권 대학 진학이 취업·진학 등에 유리할 것 같아서’가 38.2%로 뒤를 이었다. 국가장학금·성적우수장학금 등 기존 지원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답은 3.1%에 불과했다.

등록금 지원이 대학 입시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도 높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48.1%는 지방국립대 등록금 면제가 입시 경쟁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7.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을 선택할 때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에서도 등록금의 영향력은 낮았다. ‘대학 인지도 및 위상’이 59.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졸업생 취업 현황 15.1%, 학과 및 교수진 12.8%, 대학 소재지 및 시설 10.7% 순이었다. ‘등록금 및 장학금 혜택’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국립대 등록금 무상화 정책이 서울 하위권 대학과 지방 거점국립대 선택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으나 그 영향이 중대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 달 만에 또 뒤집힌 세제…정책 신뢰 흔들고 시장 혼란 가중
  • 단독 HD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교섭 결렬…노조, 2일부터 부분파업
  • 9월 유류할증료, 얼마나 뛰나 봤더니… [그래픽]
  • 반도체 호황에 내년 821조 '슈퍼예산'…성장페달 더 밟는다
  • 단독 하이트진로, '기린' 생맥주 공급가 11% 인상…외식 술값 부담 커지나
  • 단독 대미투자 확대 속 한국 전문직 전용 ‘E-4 비자’ 입법전…美로펌과 하반기 자문 계약
  • 8월 수출, 3개월 연속 900억달러 돌파…반도체 209% 폭증이 견인
  • 김용범 퇴진에 ‘경제라인’ 재편 불가피…민생·통상·성장전략 이끌 새 책사는
  • 오늘의 상승종목

  • 09.0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7,691,000
    • -0.86%
    • 이더리움
    • 3,383,000
    • +0.06%
    • 비트코인 캐시
    • 339,500
    • -1.08%
    • 리플
    • 1,886
    • -0.68%
    • 솔라나
    • 141,100
    • -1.05%
    • 에이다
    • 272
    • +0%
    • 트론
    • 457
    • -1.72%
    • 스텔라루멘
    • 243
    • -0.8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510
    • -3.97%
    • 체인링크
    • 15,680
    • +0.64%
    • 샌드박스
    • 49.27
    • +1.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