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인적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사갈등과 조직 안정 부담이 덩달아 커지게 됐다. 네이버 노조의 통합교섭 요구에 이어 양대 플랫폼인 카카오의 노조가 공동교섭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사측의 대응 방식과 범위가 IT업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공동교섭의 첫 목표로 카카오 분할을 저지하겠다고 내세운 건 이번 분할이 경영 실패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충분한 평가 없이 추진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 측은 인적분할만으로 카카오의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여러 악재와 의사결정 실패 등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이번 사업 재편이 구성원들에게 또다른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이번 과정에서도 대다수 구성원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도 없었다"며 "분할 이후 구조조정과 매각, 합병, 분사, 사업이관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노조는 공동요구안과 공동교섭을 통해 구성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지키고, 이번 구조개편이 또 다른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후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의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내부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한층 더 복잡해진 과제를 안게 됐다. 노조가 인적분할 안건이 상정되는 주총을 저지 무대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대응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 노조가 요구하는 공동교섭은 각 법인의 개별 교섭을 유지하면서 조직개편, 분사 등 다수 계열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공통 사안을 함께 논의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사와 16개 법인이 각각 진행하는 교섭을 하나로 통합하고 본사가 교섭에 참여하길 요구하는 네이버의 통합교섭 요구와 차이가 있다. 앞서 노조는 "회사가 지배구조의 효율화를 말한다면 교섭구조 역시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공동교섭을 통해 책임경영과 고용안정, 공정보상, 공동체 안전망의 최소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직개편과 매각•분사에 대한 사전협의, 공동체 내 전환배치, 고용안정 대책, 공정한 성과배분과 복지처럼 개별 법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의사결정권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공동교섭을 통해 고용안정 대책을 요구할 경우 사측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번 분할이 중요한 변화인 만큼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대 플랫폼 노조의 이번 움직임은 IT업계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노조가 실제 의사결정 주체와 교섭 책임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그간 법인별 협상을 이어온 IT업계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