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유주선 칼럼] 스테이블코인 ‘2단계 입법화’ 시급하다

입력 2026-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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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기능 갖춘 탈중앙화 교환 수단
발행주체 등 두고 갈등에 도입못해
기본법 마련 통해 제도안정 꾀해야

디지털 자산은 광의의 개념과 협의의 개념으로 나눠볼 수 있다. 디지털 파일과 기록, 이메일 계정, 게임의 디지털 자산, 도메인 네임, 디지털 방식으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암호자산을 모두 포함하는 게 전자이다. 이에 비해 가상자산 또는 가상화폐, 암호자산 등으로 불리는 것으로 스테이블 코인 등은 후자에 해당한다. 디지털 자산은 그 사용 목적과 기능에 따라 크게 투자 목적의 ‘자산 증식형’과 지급·결제 목적의 ‘결제 특화형’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또는 암호화폐(crypto currency) 등이 전자를 대표하는 것이다. 후자는 결제 기능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핵심 가치로 하여 설계·운용되는 것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전자화폐(Electronic Money),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최초의 디지털자산인 비트코인은 P2P(Peer-to-Peer)의 전자화폐 거래에서 중앙화된 기관 없이 이중지불(Double-Spendin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되었다. 그 목적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를 대체하고 탈중앙화된 새로운 교환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막대한 변동성으로 인해, 본래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시장은 비트코인을 지급·결제수단보다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투기적 자산의 성격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비트코인 및 여타 디지털 자산의 급격한 변동성은 이들이 효과적인 지급·결제 수단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시장의 판단을 지배적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분산원장 기술(DLT)를 사용하면서도 가치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 배경이다.

테라·루나 사태 같은 가치 급락 및 코인런 위험을 막고, 준비자산 1:1 보유 등 명확한 규제를 세우려는 목적 역시 스테이블 코인의 입법 논의에 해당한다. 특히, 실물 경제와 결제망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발생한 금융 안정성 위협, 소비자 보호 공백, 자금세탁 리스크를 통제하고 제도권 내 수용 필요성이 요구된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 시스템 및 가치 안정성 확보를 들 수 있다. 즉, 페깅(가치 연동) 실패 및 코인런(대규모 상환 요구) 발생 시 전통 금융시장으로 리스크가 전이되는 것을 예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다. 발행사의 파산이나 준비금 부족 상황에서 보유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상환권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자금세탁 및 불법 거래 방지다. 국경 간 송금이나 익명성 기반 거래가 자금세탁이나 제재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규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입법 필요성에 대하여는 공감하지만, 도입 방식과 전제 요건 등과 관련하여 심한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입법의 핵심 쟁점은 무엇보다도 발행 주체 및 자격 요건, 준비자산(기준자산) 범위, 이자 지급 허용 여부, 그리고 통화주권 및 금융 안정성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사항이다.

발행 주체 및 자격 요건에 대하여는 은행 대 비은행 및 IT 기업 간의 이견이다. 은행 중심론을 주장하는 자들은 한국은행 등은 통화정책 통제력과 신뢰성을 이유로 은행이나 은행 중심 컨소시엄만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핀테크 허용론자들은 국회 및 IT 업계로의 산업 혁신을 위해 핀테크 등 비은행 기관의 진입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준비자산의 구성에 대하여는 이견이 발생하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을 막기 위해 원화나 달러 등 안전한 법정통화 및 이에 준하는 국채·현금만 준비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또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무분별한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발행 시 외화 연동 허용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역시 하나의 쟁점에 해당한다. 한편, 이자 지급 허용 여부와 지급결제 수단으로 한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스테이블 코인에 이자를 허용하지 않아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하여 순수한 지급결제와 송금 수단 기능으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단계 입법으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2024년 7월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이 법률은 예치금 보호, 가상자산 등 이용자 자산의 안전한 보관, 시세조종,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행위 규제나 처벌에 초점을 둔 법률에 해당한다.

현행법상 스테이블 코인 역시 넓은 의미의 디지털자산에 포함되므로, 유통 시 기본적인 이용자 보호 규율과 불공정거래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법은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주체나 준비자산 의무 등 고유의 특성을 세밀하게 규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2단계 입법인 ‘가상자산기본법’의 신속한 마련이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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