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산식과 20조 차액은 미래대응기금 ‘인재·교육 계정’으로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해 온 연동 방식이 도입 55년 만인 내년 폐지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정하고, 현행 방식과 새 산식에 따른 차액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인재·교육 계정에 적립해 초·중등뿐 아니라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과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조성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배분한다. 내국세에 교부금을 연동하는 구조는 1972년 도입됐으며, 내국세 연동 비율은 여러 차례 인상을 거쳐 2020년부터 현재의 20.79%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개편안의 핵심은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없애는 것이다. 대신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등을 반영해 다음 해 교부금 규모를 결정하는 새로운 산식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 변화율은 35%가량 반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교부금은 약 80조원대로 추산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000억원보다 약 5% 늘어나는 규모다. 다만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내년 교부금이 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방식 간에는 약 20조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정부는 이 차액을 교육 분야 밖으로 빼내는 대신 새로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의 ‘인재·교육 계정’에 적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재·교육 계정은 기존 교부금과 달리 초·중등뿐 아니라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될 전망이다.
당초 기획처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 증가에 따라 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행 구조를 개편하고, 확보된 재원을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던 고등·평생교육과 영유아 교육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되더라도 기존 20.79% 연동 방식에 버금가는 수준의 교육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을 유·초·중·고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해왔다.
교육계의 반발을 고려해 인재·교육 계정의 사용처에 초·중등 교육을 포함하고, 교부금 차액을 교육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초과 세수를 활용해 조성된다. 정부는 장기적인 세수 증가 추세를 웃도는 세입을 기금에 적립해 인재 양성과 미래 성장동력, 지역 등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예상되는 초과 세수에 교부금 개편으로 발생하는 약 20조원의 차액을 더하면 기금 규모는 80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추가 세수까지 적립할 경우 미래대응기금이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기금 규모와 구체적인 재원 배분 방식은 향후 법률 제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교육계는 내국세 연동제 폐지가 결국 초·중등 교육재정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전날 긴급 간담회를 열고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와 국회에 교부금 개편을 논의할 공식 협의체 구성을 요청하기로 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 수가 감소하더라도 학교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는 줄지 않는 데다 노후시설 개선과 돌봄,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등 새로운 재정 수요가 늘고 있어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축소의 주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계 반발이 커지자 청와대도 이날 의견 수렴에 나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10개 교육단체 대표들은 청와 관계자들과 만나 교부금 개편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개편안이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향후 교부금의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과 미래대응기금의 사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