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특발성 폐섬유증 폐암’ 양성자 치료 가능성 확인

입력 2026-08-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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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환자 중증 폐독성 9.4% 기존 엑스선 치료 때 보다 낮아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치료가 어려웠던 특발성 폐섬유증(IPF) 동반 폐암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표홍렬·노재명·양경미·신현주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양성자 치료에서 가능성을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양성자 치료는 암은 타격하면서도 주변 정상 폐 조직에 가는 방사선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이다. 이 환자들은 폐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지만 정작 폐암이 생겨 도 치료가 쉽지 않다. 이미 망가진 폐가 방사선을 견디지 못하고 급격히 악화되는 ‘중증 폐독성’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는 이런 환자의 20~50%가 중증 폐독성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그동안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과 치료 성적을 전향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방사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41명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중앙 연령은 70세였고 폐 확산능(DLCO)이 정상의 45% 수준에 그칠 만큼 폐기능이 이미 크게 저하된 고위험군이었다.

초기 폐암 환자에서 양성자 치료는 안전하게 시행됐다. 32명 중 3등급 이상 중증 폐독성을 겪은 환자는 9.4%에 그쳤다. 기존 엑스선 치료에서 보고된 폐독성 발생률 20~50%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치료 성적도 우수했다. 초기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6%였고 전체 환자의 1년 국소 종양 제어율은 93.2%로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양성자 치료의 물리적 특성 덕분이라고 봤다. 양성자는 ‘브래그피크’ 특성 덕분에 암세포 부위 외에는 방사선 노출을 엑스선보다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선량이라도 노출될 경우 중증 폐독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폐 기능이 이미 취약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일수록 이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노재명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은 치료 자체가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기 환자라면 양성자 치료로 안전하게 완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어떤 환자에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기준까지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표홍렬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는 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었다”며 “병기와 특발성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운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3기 이상 진행된 폐암 환자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기 환자 9명 중 4명(44.4%)에서 중증 폐독성이 발생했고 특발성 폐섬유증 자체가 중증(GAP 2~3기)이면서 3기 폐암인 환자군에서는 그 비율이 57.1%까지 올라갔다. 항암제를 함께 쓴 환자군의 폐독성 발생률(50%)도 방사선 단독 치료군(6.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환자의 경우 다학제 논의를 통해 완화 목적 방사선 치료나 항암 단독 치료 등 다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추가 환자 등록과 후속 연구를 통해 병기와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기준을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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