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선수 86% “폭염 경기 신체 부담”…‘의식 저하’ 경험도

입력 2026-08-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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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쿨링 브레이크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쿨링 브레이크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선수 10명 중 8명 이상이 여름철 폭염 속 경기에서 신체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도중 일시적인 의식 저하를 경험했다는 선수도 70명에 달해 폭염 시 경기 운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심각한 더위 속에서 현장 선수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의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설문에는 총 536명의 K리그 및 WK리그 선수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폭염으로 인해 신체적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2%가 ‘그렇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는 45.2%(242명), ‘그렇다’는 41.0%(220명)였다. 반면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합쳐 2.3%(12명)에 그쳤다.

실제 경기 중 폭염으로 인한 이상 증상을 경험한 선수도 많았다. 응답자의 64.7%(347명)는 어지러움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56.6%(303명)는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두통을 경험했다는 선수는 32.2%(173명), 메스꺼움은 12.2%(65명)였다.

특히 응답자의 13.0%인 70명은 경기 중 ‘일시적인 의식 저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호흡 불안정이나 손발 저림 등 다른 이상 증상을 겪었다는 응답도 나왔다.

현재 시행 중인 쿨링 브레이크만으로는 선수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쿨링 브레이크로 선수 보호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8.4%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다.

폭염 상황에서 경기 운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응답자의 89.3%가 동의했다.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52.6%(282명)가 ‘경기 시간 변경’을 꼽았다. 폭염특보가 발효될 경우 경기를 선제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도 37.5%(201명)로 나타났다.

선수들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추춘제 전환과 혹서기 리그 중단, 무더위가 심한 시간대의 경기 편성 최소화 등도 제안했다. 선수협 역시 폭염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단순히 덥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을 명백한 수치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지러움과 탈수는 물론 일시적인 의식 저하까지 겪는 선수들이 70명이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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