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지식재산처는 특허법에 신의성실 준수 원칙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의성실 준수 원칙이란 쉽게 말해, 특허를 출원할 때 타인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정직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허출원은 권리를 얻기 위한 절차이지만, 동시에 국가 심사제도를 이용하는 공적 절차이기도 하다. 따라서 출원인은 발명 내용, 실험자료, 발명자 정보 등을 성실하게 기재해야 하며, 타인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해서는 안 된다.
거짓행위에 대한 형사처벌도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 특허법상 거짓행위의 죄는 적용 대상이 모호하고 처벌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실험데이터 조작, 타인 발명 도용 출원, 발명자 정보 허위 기재 등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형량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특허 등록 이후의 대응도 중요하다. 허위 자료나 편법적 구성으로 특허가 등록된 경우, 문제되는 부분만 삭제하고 권리를 유지하게 하면 부정출원의 유인이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처는 신의성실 원칙 위반으로 등록된 특허에 대해서는 정정을 제한하고, 특허 전체가 무효될 수 있도록 심판 절차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편법 특허가 등록된 경우 관련 기술분야 심사관과 협력하여 직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결국 이번 제도 정비의 핵심은 정직한 발명자와 기업의 진짜 기술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특허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특허는 기업의 중요한 기술 자산이지만, 그 권리는 정직한 출원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짜 자료와 도용 기술이 아니라 실제 연구개발과 성실한 권리화 노력이 보호받을 때, 특허제도는 건전한 산업발전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형진 변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