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다시 열린 교육부 국립대 사무국장 길

입력 2026-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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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할 텐데요."

최근 교육부 내부에서 만난 한 공무원의 말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실상 막혔던 교육부 출신 공무원의 국립대 사무국장 진출 길이 3년 만에 다시 열릴 조짐을 보이면서 교육부 내부에서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번에 제도가 안착하지 못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실제 최근 일부 국립대는 사무국장 공개채용 응시자격에 '4급 또는 4급 상당 이상 공무원'을 새롭게 포함했다. 그간 실제 채용 공고에서는 공무원 경력을 응시요건에 포함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진출길이 막혀 있었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이번 공고로 공무원 출신의 국립대 사무국장 진출이 사실상 재개됐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국립대 사무국장 제도는 원래 교육행정 전문성을 대학 운영에 접목하기 위한 장치였다. 예산과 조직, 인사, 시설, 회계, 감사 등 대학 행정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만큼 오랫동안 교육부와 다른 부처의 행정 경험이 풍부한 공무원들이 맡아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학 자율성을 이유로 교육부 파견 관행을 폐지했다. 총장이 공개모집을 통해 사무국장을 임용하도록 제도를 바꿨고 취지 자체는 충분히 공감할 만했다. 특정 부처가 인사를 좌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대학이 필요한 인재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문제는 운영 과정이었다. 현장에서는 공무원 출신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간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했고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7개 국립대 가운데 13곳의 사무국장이 공석이었다. 임용된 대학도 상당수는 교수가 사무국장을 겸직했다. 대학 자율성을 확대하려던 제도가 오히려 행정 공백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이번 변화는 그런 시행착오를 바로잡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교육부 출신을 우대하는 것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총장이 대학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도의 원칙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이번 변화를 반기는 목소리다. 승진 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퇴직 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진로가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 조직 입장에서도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의 시선은 아직 조심스럽다. '이번에 또 교육부 출신만 간다는 인식이 생기면 제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어렵게 복원된 길이 특정 집단의 '자리 나눠주기'로 비칠 경우 또다시 폐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대학이 행정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폭넓게 영입하고 교육부 출신과 민간 전문가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이번 제도 변화는 대학 자율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살린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지금은 국립대의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도 달라진 환경이다.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비롯한 지역혁신중심 대학 육성 정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면서 대학과 교육부 간 정책 협력과 행정 조율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고등교육 정책과 국비사업을 이해하는 행정 전문가의 역할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교육부 출신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학 발전에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 사무국장 제도의 목적은 교육부 공무원의 재취업이 아니다. 대학 행정의 전문성을 높여 대학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다. 이번만큼은 누구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대학을 위한 자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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