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면역력 저하로 발병 위험이 커지는 대상포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상포진은 50대 이후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등 합병증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휴식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한편 예방접종을 통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장기화되는 무더위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열 스트레스를 유발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이 약해질 때 발병 위험이 커지는 대상포진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위험은 더욱 커진다. 대상포진은 50대 이후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화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단순히 피부 증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상포진은 신경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나 세균의 2차 감염에 의한 피부병변과 신경마비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다.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알려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약 50%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하루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 대상포진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최대 2.94%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며 “올해처럼 무더위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대상포진 예방과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옷깃이 스치거나 가벼운 바람만 닿아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어, 여름철에는 에어컨 바람조차 힘들어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대상포진은 연령 증가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예방접종’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크게 생백신과 유전자재조합백신으로 구분된다. 생백신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일부분을 변형시켜 자기 번식 및 면역 유발 능력은 있으나 독성을 일으키는 능력은 제거시킨 백신으로 일부 중증면역저하 환자 접종를 대상으로 제한된다. 반면 유전자재조합백신은 불활화 백신으로 중증면역저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방 효과에서도 차이가 있다. 생백신은 50~59세에서 69.8%, 60~69세에서 64%의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70~79세에서 41%, 80세 이상에서는 18%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대한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예방 효과의 지속기간은 8년이다. 유전자 재조합 백신의 예방 효과는 50~59세에서 96.6%, 60~69세에서 97.4%, 70~79세에서 91.3%, 80세 이상에서 91.4%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체 예방 효과가 97.2%로 나타났으며, 접종 후 11년까지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장기 추적 결과도 발표됐다. 또한 2차 접종 후 1개월부터 연구 종료 시점까지 대상포진 예방 효과는 약 88%로 보고됐다.
조 교수는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될 경우 재발할 수 있어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거나 생백신을 접종한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유전자재조합백신 재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며 “여름은 휴가철이 껴있는 만큼 휴가를 떠나기 전 대상포진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계획된 휴가를 망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건강관리는 물론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통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무더위 속에서도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