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CXMT 등에 공급 예정
ASML 8.4% 급락…美 기술봉쇄 역효과 우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중국 국영기업이 자체 개발한 액침식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기업은 올해 약 5대, 내년에는 20대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생산분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를 비롯해 화훙반도체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개발에는 상하이위량성테크놀로지 등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출신 인력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MIC는 지난해부터 위량성이 개발한 DUV 장비를 시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장비는 빛으로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설비다. 액침식 DUV는 물을 렌즈처럼 활용해 해상도를 높인 장비로 여러 차례 회로를 새기는 다중 패터닝 공정을 거치면 첨단 반도체 생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중국산 장비는 처리 속도와 신뢰성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 제품에 뒤처져 실제 양산라인 투입까지 추가 시험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ASML 최신 DUV 장비는 하루 6000장이 넘는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다.
생산 규모도 아직 미미하다. ASML이 지난해 공급한 액침식 DUV 장비는 131대에 달한다. 최첨단 AI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는 ASML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중국산 EUV 장비는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중국의 기술 추격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ASML은 이날 암스테르담증시에서 8.4%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는 램리서치가 4.5%,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3.6% 각각 하락하는 등 반도체 장비주가 약세를 보였다. 중국이 미국의 장비 수출 통제를 자체 기술 개발의 동력으로 전환하면서 ASML의 중국 시장 지배력이 장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 주도의 규제로 ASML은 EUV 장비는 물론 최상급 DUV 장비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은 장비와 소재, 메모리까지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국산화를 밀어붙이며 기술 봉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