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초기 몰렸던 개인 자금, 기준가격 훼손에 손실 우려 부각
“괴리율은 안정적이나 고변동성 국면 변동성 드래그 유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락하면서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큰 폭으로 밀렸다. 상장 직후 반도체 대형주 상승세에 베팅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상품은 상장 당시 기준가격마저 밑돌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2000원(6.92%) 내린 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4만2000원(6.06%) 하락한 220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호재보다 단기 급등 부담과 차익 실현 매물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도체 대표주 약세는 관련 레버리지 ETF 낙폭으로 직결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따라가는 구조다. 기초자산이 상승하면 수익률이 확대되지만, 하루 6~7% 하락하면 ETF 손실률은 두 자릿수까지 커질 수밖에 없다.
상장 초기 기대와 달리 누적 성과도 빠르게 흔들렸다. 이들 상품은 5월 말 상장 이후 반도체주 랠리와 맞물려 개인 매수세를 끌어들였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손실 우려가 커졌다. 상당수 상품은 상장 당시 기준가격 부근까지 내려앉았다.
증시 전반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5.02포인트(4.91%) 내린 7656.31에 마감했다. 장중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후 지수가 8% 넘게 밀리면서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도 걸렸다. 반도체 대형주 약세가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부담도 변동성 확대 국면의 추가 변수로 거론됐다.
레버리지 ETF는 일정 기간 수익률이 아니라 매일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2배를 추종한다. 이에 따라 기초자산이 같은 폭으로 하락한 뒤 반등하더라도 누적 수익률은 기초자산의 단순 2배와 달라질 수 있다. 등락이 잦은 장세에서는 변동성 드래그가 발생해 장기 보유 투자자의 손실 복구 부담이 더 커진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당장 증시 전체를 흔들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상장일인 5월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 규모는 기초자산 거래대금 대비 각각 평균 4.1%, 5.5% 수준으로 추정됐다. 비율상 증시에 직접 충격을 줄 규모는 아니지만, 장 마감 전 특정 시간대에 리밸런싱이 몰리면 수급 이탈이나 이상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평균 괴리율이 1% 미만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편”이라면서도 “고변동성 국면에서는 일일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장기 보유 시 변동성 드래그로 가치 훼손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