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안 장기전 속 VASP 갱신신고 처리 시점도 불투명
업무유형 해석 논란까지 겹치며 거래소 규제 불확실성 확대

법원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빗썸 영업 일부정지 처분 효력을 본안 판단 전까지 정지시키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제재 국면이 다시 흔들린다. 두나무에 이어 빗썸까지 법원 판단으로 제재 집행에 제동을 걸면서, FIU의 제재 기준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신고 처리 방식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빗썸이 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맞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법원이 본안 소송 판단 전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FIU의 제재 집행에는 제동이 걸렸다. 다만 집행정지 인용이 처분 자체의 위법성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제재의 적법성과 비례성, 과태료 산정 기준 등 핵심 쟁점은 본안 소송에서 다뤄진다.
앞서 두나무도 FIU 제재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데 이어 지난달 본안 1심에서도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두나무와 빗썸은 모두 VASP 갱신신고를 위한 현장검사 과정에서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고객확인의무(KYC) 위반, 거래제한의무 위반,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등 주요 위반 유형도 비슷하다.
유사한 검사 결과에도 거래소별 대응은 갈렸다. 코인원과 코빗 역시 FIU 현장검사에서 고객확인의무와 거래제한의무 위반,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등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코빗은 제재를 수용하고 과태료를 납부한 반면, 두나무와 빗썸, 코인원은 법적 대응을 택했다. 고팍스는 아직 제재 수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같은 대응 차이는 VASP 갱신신고 처리 시점과도 맞물린다. 국내 원화 거래소들은 2021년 처음 VASP 신고를 마친 뒤 3년 주기에 따라 2024년 갱신신고를 신청했다. FIU는 갱신 심사 과정에서 확인한 특금법 위반 사항에 대한 검사와 제재 절차를 병행하면서 수리 여부 결정을 미뤄왔다.
FIU는 실제로 제재 절차가 일정 부분 정리된 뒤 갱신신고를 처리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두나무는 과태료 처분 등 제재 행정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이후 갱신신고를 수리받았고, 코빗도 과태료 부과와 납부를 거쳐 갱신신고 수리를 받았다. 반면 빗썸은 제재 처분이 집행정지와 본안 소송으로 넘어가면서 갱신신고 처리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제재 절차가 길어지는 가운데 갱신신고 범위를 둘러싼 해석 신경전도 변수로 떠올랐다. 업비트와 코빗은 VASP 신고상 다섯 가지 업무 유형 가운데 일부만 갱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거래소는 모든 업무 유형 갱신을 요청했지만, 직접적인 가상자산 매도·매수와 가상자산 간 교환 업무는 제외됐다. 갱신 범위는 가상자산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대행 업무 등으로 한정됐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FIU의 거래소 제재는 본안 소송 장기전과 VASP 갱신신고 지연, 업무유형 해석 논란이 맞물린 복합 변수로 번지고 있다”며 “국내 주요 거래소 대부분이 제재와 소송, 갱신신고 지연에 얽힌 만큼 FIU의 향후 판단 방향이 업계 전반의 규제 불확실성을 가를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