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 =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란의 2차 협상 불참 소식에 따른 전쟁 불확실성 재확대와 유가 상승,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청문회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며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휴전 만료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군사작전 재개 우려가 위험선호 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장 마감 후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다. 트럼프가 휴전 연장을 시사하면서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의 무기한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미국 선물시장이 반등하고 국제유가도 90달러 부근에서 상단이 제한되는 점은 시장이 전쟁 리스크에 이전보다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일 국내 증시는 미국 테크주 차익실현 압력과 휴전 협상 대기심리에도 불구하고, 4월 수출 호조와 외국인의 1조원대 순매수에 힘입어 3% 가까이 급등하며 전고점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신고가를 새로 썼고 코스닥도 동반 상승했다.
금일 국내 증시는 트럼프의 휴전 연장 시사와 이란의 수용 거부가 맞서는 가운데, 전고점 돌파 이후 단기 차익실현 물량을 소화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지수 전체가 추가 급등하기보다는 업종별 온도차가 더 뚜렷해지는 순환매 장세가 유력하다.
현재 코스피는 약 한 달 반 만에 전고점인 6300선을 돌파한 상태다. 4월 들어 상승률만 20%를 크게 웃돌며 역사적으로도 손꼽히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승은 연간 이익 모멘텀 강화에서 비롯됐지만, 동시에 1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 눈높이도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달 초보다 크게 올라섰고, 코스피 전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소폭 상향됐다. 문제는 단순히 1분기 숫자가 아니라, 실적 발표 이후 2분기와 연간 이익 모멘텀이 더 강화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도 바로 그 대목이다.
따라서 반도체, 방산, 전력기기, 금융 등 주도 업종은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셀온 물량이 나올 수는 있어도, 연간 이익 컨센서스가 추가 상향된다면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 전술 측면에서는 다른 업종의 반등 기회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4월 이후 1분기보다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더 좋아지고 있는 은행, 소프트웨어, 호텔·레저,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순환매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전쟁 협상 노이즈와 실적 시즌 기대가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중심은 점차 지정학 변수에서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도주 실적 발표 직후 나타날 수 있는 조정은 재료 소멸보다 숨고르기 성격에 가깝고, 그 과정에서 업종 순환매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