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팹리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 도전에 나섰다. 미니LED 드라이버 IC와 투명 디스플레이를 앞세운 성장 스토리는 분명하지만, 상장 심사에서 시장이 먼저 들여다볼 대목은 기술보다 재무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얼마나 빠르게 털어내고 손실 구조를 정상화하느냐가 상장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테크놀로지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2013년 설립된 솔루션코리아컴퍼니가 2024년 4월 디스플레이 모듈 제조업체 글로벌테크놀로지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바꾼 회사다. 이를 계기로 LED 사업부와 IT부품 도매 사업부를 함께 운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같은 해 5월에는 약 1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당시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297억원 가량으로 전년 약 243억원 대비 22% 이상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LED 사업부가 약 102억원, IT부품 도매가 약 195억원의 매출을 냈다. 다만 수익성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매출총이익률은 29.3%로 전체 매출 구성 대비 양호했지만, 경상연구개발비 40억원 가량을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가 147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9% 늘면서 영업손실은 6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년 영업손실 20억원의 약 3배다.
매출 질도 짚어볼 대목이다. IT부품 도매 매출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현재 외형 중심은 기술 제품보다 유통 사업에 더 가까운 구조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기술기업이라는 성장 스토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상장 과정에서 팹리스 기업으로서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으려면 자체 기술 제품의 매출 비중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는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게 들여다볼 지점은 재무구조다. 2025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약 15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약 80억원이 부채로 분류된 데다, 내재파생상품 평가손실 194억원 가량이 금융비용에 반영되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 파생상품 평가손실만 제외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은 69억원 수준이다. 회계상 평가손실이 손익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이후에는 재무구조에 영향을 줄 만한 조치도 이어졌다. 올해 1월 제1·2회 RCPS 191만3156주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보통주로 전환됐고, 3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의됐다. RCPS 전환과 증자 효과를 감안하면 자본잠식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본구조 개선 기대와 별개로 현금흐름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약 43억원이었고,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억원에 그쳤다. 단기차입금도 전년 0원에서 48억원으로 늘어 유동성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의 상장 성패는 RCPS 전환 이후 재무구조 개선 흐름을 시장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성장성 못지않게 손실 축소와 현금흐름 안정화 여부가 핵심 검증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조치가 이뤄졌더라도 시장은 본업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본다”며 “기술력과 함께 실적 체력까지 보여줘야 상장 설득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