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상승·재고수요 급중 예상
지속적인 고물가·고금리 대비해야

2월 27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 지속되며 글로벌 경제에도 조금씩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2.4% 상승했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에는 3.3% 상승하며 중동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점차 미국 경제에 고물가라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은행 역시 예측 불가능한 중동 사태의 물가 영향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3개월 후 통화 정책의 시그널을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번져가는 물가 부담에 각국은 에너지 및 식품 등에 대한 수출 통제 정책을 고려하는 등 빠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아지는 휴전 가능성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일제히 환호하면서 국제 유가의 급락, 인플레이션 우려를 안고 큰 폭 상승했었던 국채 금리의 하락, 안전 자산 선호로 인해 강세를 보였던 달러의 약세 전환 및 부진을 거듭하던 주가의 급반등으로 화답하였다. 여전히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에 중동 전쟁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바, 아무쪼록 빠른 종전이 시장 안정의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종전이 된다고 해도 지난 5주간 이어왔던 전쟁이 남긴 상처는 생각보다 깊어보인다. 그 상흔은 특히 에너지 가격 부담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종전이 될 경우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일정 수준 하향 안정될 가능성은 높지만 전쟁 이전의 낮은 레벨의 유가, 즉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의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주간의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이란 내의 에너지 시설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가스전 및 정제 설비 등이 크게 파손되었으며, 해당 설비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종전 이후에도 3~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복구 기간 동안 과거의 에너지 공급량을 충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바, 공급 사이드에서의 고유가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운송에 있어서의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이다. 이란과의 휴전 및 종전 협상에서 다루어질 이슈이기에 예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만약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부과가 시작될 경우 원유의 실제 원가 이외의 운송 비용이 크게 높아지는 문제를 낳게 된다. 또한 휴전 협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들려오는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은 실제 미국, 이란, 이스라엘의 휴전 협상 완료 이후에도 해운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항행을 꺼리게 되는, 그리고 보험사들이 해당 운항에 대한 보험 제공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을 낳을 수 있다. 이 경우 보다 높은 유통 및 금융 비용이 발생하는 바, 종전이 되더라도 이런 비용이 반영되면서 과거 대비 에너지 가격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고 수요의 급증 역시 이슈가 될 수 있다.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에너지 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각국이 절실히 느낀 바,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에너지 재고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 또한 전쟁 초기 원유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쏟아낸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워놓기 위한 수요 역시 감안해야 한다. 과거보다 많은 재고를 쌓기 위한, 그리고 전략비축유를 되돌리기 위한 단기 수요의 증가 역시 기존으로의 원유 가격 회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급선무는 빠른 전쟁의 종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훼손이라는 상흔은 남게 된다. 이는 기존보다는 높은 물가, 그리고 그런 물가 부담을 반영하면서 쉽게 내려오지 못하는 금리를 의미한다.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유가, 물가 상승률, 그리고 금리를 예상하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