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부 규제에 ‘야구 ABS’ 도입할 만하다

입력 2026-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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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요즘 프로야구가 재미난 것은 2024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ABS 덕분이다. ABS는 Automated Ball-Strike System의 약자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을 말한다. 카메라나 레이더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데, 정확도가 놀랍다. 심판은 ABS 결과를 이어폰으로 듣고 판정을 내린다.

ABS 도입으로 TV화면에 스트라이크 존이 그려지고 공의 위치도 찍힌다. 더이상 판정 시비가 일어나지 않는다. 관중은 궤적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투수의 제구력과 타자의 선구안을 즐길 수 있다. 선수들이나 관중이나, 심지어 심판도 ABS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자동볼판정 시스템으로 보는 재미 더해

미국도 올해부터 ABS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한국과는 다른 방식이다. 챌린지라 불리는데 투수나 포수, 타자까지 심판에게 ABS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 팀당 2회까지 가능한데, 심판 판정이 오심이었다면 차감되지 않는다. ABS 챌린지로 판정이 바뀌면 관중의 함성이 터진다.

스트라이크 존을 두고 경기를 어떻게 하면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는 프로야구를 보면서, 규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기업 역시 규제라는 게임의 규칙 위에서 정부의 판정을 받으며 승부를 겨루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스트라이크 존은 넓어도 안 되고 좁아도 안 된다. 스트라이크 존은 투수와 타자의 밸런스를 바꾸기에 설정에 따라 홈런이 늘 수도 삼진이 늘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스트라이크 존도 마찬가지다. 존을 좁히면 기업이 위축되고 존을 넓히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둘째, 스트라이크 존이 분명해야 한다.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의 신장과 타격 자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업이 스트라이크 존을 보고 공을 던지는데, 존이 예측 불가능하다면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가 없다.

셋째, 심판은 스트라이크 존을 잘 봐야 한다. 오심은 관객의 야유를 불러오고 게임의 흐름을 깨트리며 승패를 좌우한다. 정부는 심판과 같아서 기업이 던지는 공을 공정하게 보고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하면 안 된다. 물론 심판이 이리 던져라 저리 던져라 해서도 안 된다.

넷째, 스트라이크 존도 변화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수정하고, 한번 수정하면 심판 연봉평가에까지 반영하며 확산을 시킨다. 규제 역시 아무리 선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해도 시대에 뒤떨어지면 강화든 완화든 과감히 바꿔야 한다.

다섯째, 그렇다고 ABS 도입이 능사만은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려는 포수의 프레이밍 같은 전략적 요소가 사라져 게임의 묘미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 공정한 판정도 좋으나 기업이 던지는 영업비밀을 다 공개하게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

기업들 맘껏 ‘공’ 던질 환경 갖춰야

프로야구 관중이 크게 늘고 있다. 2024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겼고, 2025년에는 1200만 명을 돌파했다. ABS 하나로 관중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게임의 속도를 높인 피치클락 도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ABS의 공이 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ABS 도입만큼, 우리 기업이 경험하는 규제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어떨까. 우리도 더 좋은 규제를 만들어 기업들이 마음껏 공을 던지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프로야구처럼 우리 경제도 즐거운 함성으로 가득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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